[묵상 칼럼] 더러운 옷을 벗기시고 새 옷을 입히시는 하나님
스가랴 3장은 하늘 법정에서 벌어지는 인상적인 장면을 기록한다. 재판장이신 하나님 앞에 예루살렘과 대제사장 여호수아가 피고석에 서 있고, 사탄은 고소자로서 그들의 죄를 낱낱이 드러낸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들은 불에서 꺼낸 그슬린 나무”라며 그들의 회개와 연단을 인정하시고, 사탄의 고소를 단호히 기각하신다. 그리고 여호수아의 더러운 옷을 벗기고 아름다운 옷과 정결한 관을 씌우며, “내가 네 죄를 제거했다”라고 선언하신다.
이 장면은 복음의 핵심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죄로 얼룩진 우리 인생은 스스로 깨끗해질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우리를 덮으시고, 죄의 때가 묻은 옷을 벗기신다. 그리고 새 옷을 입히셔서 하나님의 자녀로 세우신다. 이는 우리의 행위가 아니라 전적인 은혜다.
하나님은 용서에서 멈추지 않으신다. 정결하게 된 여호수아에게 “내 집을 다스리고 내 뜰을 지키게 하겠다”라고 말씀하시며 새 사명을 주신다. 죄 사함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거룩함은 곧 사명으로 이어진다.
이 환상은 당시 성전 재건을 중단하고 낙심해 있던 귀환 백성들에게 비현실적인 그림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미래를 보여주시며, 장차 오실 ‘주의 종 싹’, 곧 메시아가 이 땅의 죄를 제거하고 온 세상에 평화를 가져올 것을 약속하셨다.
오늘 우리 역시 사탄의 참소와 세상의 부정적인 현실 속에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내가 네 더러운 옷을 벗기고 새 옷을 입혔다.” 이 은혜의 선언을 붙들 때, 우리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그리고 그 새 옷을 입은 자답게, 주께서 맡기신 사명을 향해 담대히 나아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