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갈마동.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 이 골목엔 정겹고 묵직한 불맛이 퍼지기 시작한다. 오피스 밀집 구역도, 유명 프랜차이즈 거리도 아닌 이 동네 한복판에, 직장인들과 주민들이 발길을 멈추는 식당이 있다. 그 이름은 단출하다. ‘한상’. 이름 그대로, 한 끼가 아니라 한 상 가득 차려진 진심을 내놓는 식당이다.
점심의 주인공은 ‘직화제육볶음’. 화력을 그대로 품은 듯한 강렬한 직화의 향이 제육에 배어 있다. 반찬은 단순하지만 정갈하고 구성은 소박하지만 빠짐이 없다. 한 그릇의 밥이 아니라 한 상의 품격을 담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특히 이곳의 제육은 대전의 직장인 사이에선 ‘제육 성지’로까지 회자될 정도. “제육 먹느라 정신이 없어서 사진도 못 찍었다”는 단골 고객의 리뷰가 오히려 신뢰감을 준다.
그러나 '한상'의 진가는 해가 지고 난 뒤 더 진하게 빛난다. 식당 안으로 조명이 바뀌고, 테이블 위에 오마카세 스타일의 한식 안주가 차려지기 시작하면 이곳은 또 다른 풍경이 된다. 육전과 사시미, 계절 장아찌, 국물 요리까지. 작은 한 상부터 둘이 나눠 먹기에도 벅찬 큰 상까지, 손님의 기호와 분위기에 따라 조율된 메뉴들이 놓인다. 사장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 “그럼 두 개 반반으로 드릴게요”라는 유연한 대응도 돌아온다. 음식의 맛뿐 아니라 응대의 온기까지 더해져 마치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듯한 편안함이 인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가격 대비 만족도다. “2만 6천 원에 양 보고 놀라고, 맛에 한 번 더 놀랐다”는 말처럼, 외식이 부담스러운 요즘 시대에 ‘한상’은 품질과 정성, 가격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고르게 잡고 있다는 평가다.
이곳은 단지 밥을 파는 공간이 아니다. 점심엔 바쁜 하루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저녁엔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쉼표 같은 공간을 제공한다. 조용히 혼자 식사하고 싶은 날에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밤에도 어울린다. 갈마동 ‘한상’은 그렇게 오늘도 정성을 차린다. 변함없이, 늘 그 자리에.
한상
주소: 대전 서구 갈마중로 35-6 1층 일부호
플레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