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당분 과잉 섭취'다. 건강을 생각해 설탕 섭취는 줄이면서도, 달콤한 과일은 마음껏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과일에도 ‘당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종종 간과된다.
더욱이 일부 과일은 콜라나 사탕 못지않은 당 함량을 자랑해 과잉 섭취 시 혈당과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천연’이라는 이름이 주는 착각 속에서, 우리는 과일 당분과 설탕의 진짜 차이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과일 당분은 정말 안전한가, 아니면 또 다른 당의 함정일까? .

과일에 포함된 당분은 주로 ‘과당(프럭토스)’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설탕(자당)의 절반을 구성하는 성분이기도 하다.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된 형태로, 빠르게 흡수되어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반면, 과일의 과당은 식이섬유, 수분, 비타민, 미네랄 등과 함께 섭취되기 때문에 흡수 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포만감을 준다.
하지만 ‘천연당이니까 괜찮다’는 생각은 과학적으로 완전히 안전하지 않다. 과당은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다량 섭취 시 간에 지방이 축적되어 비알코올성 지방간, 인슐린 저항성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가공된 설탕과 함께 과일 주스, 말린 과일 같은 고과당 식품은 비만과 대사증후군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그러므로 과일 당분은 설탕보다 ‘덜 해롭다’고는 할 수 있으나, ‘무해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과일도 섭취량과 종류에 따라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400g 정도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여기에는 과일뿐 아니라 채소까지 포함되어 있어, 실제 과일 섭취 권장량은 200~250g 수준이다. 이는 사과 한 개 또는 바나나 두 개 정도에 해당한다.
문제는 과일을 간식처럼 계속 먹거나, ‘건강식’이라는 인식 아래 과일 주스나 스무디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다. 주스 한 잔에는 과일 3~4개 분량의 당분이 들어가며, 이는 콜라보다 더 많은 당분을 포함할 수 있다. 게다가 ‘생과일’이 아니라면 식이섬유가 제거된 상태이므로 혈당 조절 효과도 낮다.
과일의 종류별 당 함량도 크게 차이 난다. 예를 들어, 포도 100g에는 15g 이상의 당이 들어 있으며, 망고나 바나나는 과당 함량이 특히 높다. 반면, 블루베리, 자몽, 키위 등은 당 함량이 비교적 낮아 건강식으로 권장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에 있다. 식후 과일 한 조각은 좋지만, 주스나 건과일 형태의 과도한 섭취는 피해야 한다.

‘과일은 자연식품이니까 아무리 많이 먹어도 괜찮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나 체중 감량 중인 사람에게는 과일 당분도 치명적일 수 있다. 과당은 인슐린 반응을 유발하지 않지만, 간에서 지방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고과당 식품을 섭취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고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과일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 체중 조절에 실패하거나, 당화혈색소 수치가 올라가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또, 말린 과일이나 잼, 절임류 등은 설탕이 추가된 경우가 많아 ‘건강한 과일’이라는 인식만으로 먹기엔 무리가 있다.
과일의 건강한 섭취는 ‘적정량, 적절한 시기, 적절한 종류’를 따를 때 가능하다. 단일 식품이 건강을 책임지지는 않는다. 천연이란 단어에 속지 말고, 균형 있는 식단과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과일은 분명 건강한 식단의 중요한 구성 요소다.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 성분 등 다양한 영양소를 공급하며, 섬유질이 풍부해 장 건강에도 이롭다. 하지만 과일에도 당분이 존재하며, 다량 섭취 시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당분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과일의 종류와 섭취량에 주의해야 한다.
과일이 설탕보다 낫다고 해서 ‘무제한 허용’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적정 섭취와 영양 균형이다. 당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똑똑하게 과일을 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