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나성동에 자리한 ‘클래리티영어 어학원’은 첫인상부터 여느 어학원과는 다르다. 벽엔 영어 문장이 아닌 따뜻한 문장들이 붙어 있고, 교실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말하고 쓸 수 있도록 열려 있다. 그곳을 운영하는 Clare Hong 원장은 "영어는 시험 점수로 증명하는 게 아니라, 아이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야 한다"고 말한다. 이곳에선 단어 시험 대신 대화가 있고, 정답 대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Clare 원장이 지향하는 영어 교육은 단순한 언어 교육이 아니라, 아이의 인격과 정서를 함께 돌보는 ‘살아있는 교육’이다.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외부 전경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
Clare Hong 원장의 수업은 ‘말하기’와 ‘쓰기’ 중심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언어 기능만을 가르치기 위한 게 아니다. 그녀는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영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영어는 결국 커뮤니케이션 도구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맞히는 영어’만 가르쳤어요. 저는 아이들이 영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남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 ▲ 사진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에 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초등학생이다. Clare 원장은 아이들이 성장기 동안 겪는 정서적 변화와 학습적 고민을 함께 이해하려 노력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공부만이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정말 중요한 시기예요. 습관 하나, 말 한마디가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도 있죠. 그래서 저는 영어만 가르치지 않아요. 그 아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지를 먼저 보려고 해요.”
![]()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내부 전경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
Clare Hong 원장이 세종에서 처음 영어 교습소를 연 것은 2020년 1월.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불과 3주 전이었다. 어찌 보면 시작부터 험난한 길이었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교육 경력은 이미 15년을 넘겼다. 대학 시절부터 시작해 다양한 학원과 교육 기관에서 초중등 영어를 가르쳐왔고, 유명 프랜차이즈 어학원의 교수팀장으로도 일했다. 그 과정에서 Clare 원장은 한국 영어교육 시스템의 현실을 절감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이제는 내가 가장 잘 아는 교육 철학으로, 내가 직접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 사진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
그녀가 가장 답답했던 것은, 아이와 학부모에게 정말 필요한 말을 해줄 수 없는 구조였다. “교육자 입장에서는 정말 말해주고 싶은 게 많은데, 사업장의 직원으로 일하다 보면 조심할 수밖에 없죠. 필터링하고 말을 줄이고, 그러다 보면 결국 중요한 말은 못 하게 돼요.”
그래서 그녀는 자신만의 공간을 열었다. 그곳에서는 학부모와의 소통도, 아이와의 수업도 모두 그녀가 결정한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교육의 핵심은 정직한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아이와도, 부모와도요.”
![]()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내부 전경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
클래리티영어의 수업은 매우 특별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수정예 원칙'이다. Clare 원장은 이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아이들이 영어 실력이 중급 이상이 되면, 그냥 진도만 나가선 안 돼요. 그 아이만의 부족한 점을 정확히 짚고, 거기에 맞는 접근을 해야 성장이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그걸 하려면 소규모 수업이 필수예요.”
그녀는 처음엔 여느 학원처럼 8명 또는 그 이상의 수업도 해봤지만 곧 포기했다. “수업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한 명 한 명의 말하는 시간, 쓰는 시간, 피드백을 나눌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결심했어요. ‘작게 가자. 깊이 있게 가자.’”
![]() ▲ 사진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
아이의 자신감을 길러주는 것이 그녀 교육의 핵심이다. 그래서 라이팅과 스피킹 교육에 큰 비중을 둔다. “말이 트이면,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도구가 됩니다. 나는 말할 수 있다, 나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그때부터 영어는 살아 있는 무기가 돼요.”
Clare 원장이 추구하는 교육은 점수로 측정되지 않는다. 실제로 이곳에선 단어 시험도, 성적표도 없다. “몇 년 전부터 아이들을 숫자로 평가하는 걸 그만뒀어요. 단어 시험도 없앴고요. 아이들이 그걸로 괴로워하는 걸 너무 많이 봤거든요.”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내부 전경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
그녀는 ‘정기적인 시험 결과’가 오히려 학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불안감을 준다고 말한다. “저는 매일매일 아이를 관찰해요. 대답하는 태도와 아이의 눈빛까지 다 보며 단어나 내용의 뜻을 이해하는지 확인해봐요. 의미있는 평가를 추구해요.그리고 단 한번의 평가로 끝나지 않고 학생이 충분히 ‘내거’로 만들때까지 ”spiral-intensive“습득을 따르고 있어요. 그게 진짜 평가죠. 숫자 몇 개로 아이를 설명할 수는 없어요.”
그러다 보니 학부모와의 소통도 필수다. Clare 원장은 1년에 두 번 발표회를 열고, 수시로 학부모와 상담을 진행한다. “그때마다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저를 믿고 아이를 맡겨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죠.”
▲ 사진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
다양한 제자들이 Clare 원장의 교실을 거쳐 갔지만, 그녀가 가장 기억하는 아이는 하나의 전환점을 가져다 준 존재였다.
“처음에 왔을 땐 단어만 꺼내도 울먹이던 아이였어요. 다른 학원에서 너무 힘들게 공부했던 거죠. 그런데 몇 달뒤 웃고 활기넘치는 모습을 볼수 있었어요. 그런 모습들이 제가 롱런할 수 있는 힘의 원천 이었거든요.”
또 다른 아이는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사춘기를 겪었고, Clare 원장은 그 과정을 함께 지켜보았다. “정말 똑똑한 아이였는데, 점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게 괴롭더라고요. 그 아이 덕분에 제가 다시 다짐했어요. ‘나는 이 아이를 포기하지 않는 어른이 되겠다.’”
![]() ▲ 사진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
그 아이와 부모는 Clare 원장에게 있어 단순한 고객이 아닌, 교육 철학을 함께 실천한 동반자였다.
최근 Clare 원장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국내 유학형 영어 교육’이다. 해외 유학을 가지 않더라도, 아이가 영어권 국가에서 자라는 것처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냥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게 아니라, 여기가 미국이라고 생각하게끔 만들어줘야 해요. 영어만 쓰는 환경, 영어권 문화와 사고방식, 비언어적인 소통까지 모두 포함해서요.”
![]()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내부 전경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
그녀는 이곳에서 강의할 때 자신이 미국에 있고, 아이들이 유학 온 학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 생각을 바탕으로 한 ‘몰입형 교육 환경’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러운 언어 습득과 문화 체험을 동시에 선사한다.
클래리티영어 어학원은 여전히 작지만 단단하다. Clare 원장은 앞으로도 소신을 지키며 천천히, 그러나 깊이 있게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여름에도 캠프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에요. 스스로 공부하고, 친구들과 협력하며 배우는 경험을 주고 싶어요.”
▲ 사진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
그녀는 스피치 특화 수업도 새롭게 기획하고 있다. "제가 원래도 스피치를 좋아해요. 미국에서 활동할 때도 대회에 나가고, 수업도 했었어요. 아이들에게 자신 있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고 싶어요.“
인터뷰의 끝, Clare Hong 원장은 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아이의 점수를 보지 마세요. 아이가 말하는 모습, 스스로 공부하려는 태도, 친구와 어울리는 방식을 봐주세요. 그게 진짜 성장입니다.”
![]() ▲ 사진 © 클래리티영어 어학원 |
그녀는 영어 교육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어는 시험이 아닙니다. 영어는 우리가 세상과 연결되는 언어이고, 아이가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도구예요. 저는 그 도구를 잘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일 뿐입니다.”
세종시 나성동, 그곳에서 Clare Hong 원장은 오늘도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쓰고, 세상을 향한 문을 하나씩 열고 있다. 그리고 그 문은, 영어라는 이름의 언어를 통해 더 넓은 세상으로 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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