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삼킨 약 한 알, 뇌에는 독이 될 수 있다
현대인은 다양한 약물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불면증, 두통, 스트레스, 감기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약국이나 병원에서 손쉽게 약을 구하고 복용한다. 하지만 이런 편리함이 때론 뇌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최근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일상에서 자주 복용하는 약물 중 일부는 뇌세포 손상과 인지기능 저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며, 심지어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특히 수면제와 항불안제, 진통제와 감기약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약물의 뇌 건강에 대한 영향을 집중 조명하고, 대안이 될 수 있는 뇌 보호법도 함께 소개한다.

수면제·항불안제, 장기 복용 시 뇌 회색질 감소 우려
불면증이나 불안장애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수면제나 항불안제는 그야말로 생명줄 같은 존재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약물은 뇌의 구조와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은 기억력 저하, 집중력 감소, 판단력 둔화 등 인지기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미국 하버드 의대와 스탠포드 대학 공동 연구에 따르면, 수면제를 6개월 이상 지속 복용한 사람은 대뇌 피질의 회색질 밀도가 평균보다 10~15% 감소했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는 기억과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해마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며,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프랑스의 한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벤조디아제핀 사용자의 치매 발병 위험이 비사용자에 비해 최대 51%까지 증가했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이러한 약물은 뇌의 보상회로와 수면-각성 리듬을 교란시켜 의존성과 금단증상을 유발할 가능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가능한 한 단기 복용으로 제한하고,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할 것을 권고한다.
진통제와 감기약까지? 일상 약물의 숨겨진 부작용
두통이 있을 때 우리는 진통제를, 기침이나 콧물이 날 때는 감기약을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상 약물들에도 뇌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대표적으로 항콜린제 성분이 함유된 감기약, 항히스타민제, 근육이완제는 뇌의 아세틸콜린 분비를 억제해 단기 기억력을 떨어뜨리고, 혼란이나 방향감각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특히 노년층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며, 치매로의 이행을 가속화할 수 있다.
심지어 이부프로펜이나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일반 진통제도, 장기 복용 시 뇌혈류에 영향을 미치거나 감정 인식 기능을 둔화시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2021년 미국심리학회 연구에서는 진통제 복용 시 공감 능력과 감정적 반응이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즉, 우리는 일상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기는’ 약물조차도 복용 습관과 용량, 기간에 따라 뇌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약물 대신 가능한 뇌 건강 대안 요법은?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약물에 의존할 필요는 없다.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다양한 비약물적 대안 요법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첫째는 운동 요법이다. 하루 20~30분의 유산소 운동은 뇌 혈류를 증가시키고, 해마의 크기를 증가시켜 기억력과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둘째는 명상과 수면위생관리. 일정한 수면 시간, 침실 환경 조절, 블루라이트 차단 등이 수면의 질을 높이며, 이는 곧 뇌세포 재생과 해독 작용을 촉진한다.
셋째는 인지 훈련과 사회적 교류 활동이다. 독서, 악기 연주, 퍼즐 게임, 토론 모임 참여 등은 뇌의 다양한 부위를 활성화시킨다. 마지막으로는 식이요법이다. 블루베리, 연어, 견과류, 녹색 채소 등은 뇌세포 손상을 줄이고 항산화 작용을 통해 뇌의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식품으로 꼽힌다.
안전한 약은 없다, 뇌는 기억한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말처럼, 약물 복용은 전문가의 지시 아래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특히 뇌 건강과 직결되는 약물에 대해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 이제는 무심코 삼키던 습관을 돌아보고, 뇌를 위한 선택을 실천할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