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의 방아쇠는 우리 집에 있다
“지구가 아프다”는 말은 더 이상 상징적인 표현이 아니다.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폭우와 폭염, 비정상적인 계절 변화는 이제 분명한 기후 붕괴의 신호다. 그런데 이 위기의 출발점이 ‘우리 집 거실’일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다.
실제로 소비자 가정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간접·직접 탄소배출은 전체 온실가스의 약 30~60%를 차지한다는 연구가 있다. 우리가 켜는 전등, 사용하는 전자제품, 타고 다니는 자동차, 즐기는 식사 한 끼까지 모두 기후위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해서 고기 중심의 식단, 플라스틱 일회용품, 장시간 가동되는 에어컨과 같은 습관은 결과적으로 온실가스를 증가시킨다.
기후위기의 중심에는 산업계나 정부의 정책 등이 가장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사실이나 어쩌면 가장 효과적인 기후 행동은 거대한 기술보다도, 우리의 하루 습관일 수 있다.
작지만 강력한 습관의 전환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이제 너무 늦지도, 작지도 않다. 텀블러 하나, 장바구니 하나, 5분 짧은 샤워 시간이 바로 시작이 될 수 있으며, 일상 속 기후 행동은 어렵거나 부담스러울 필요가 없고, 작고 사소한 변화가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다.
서울시의 ‘제로웨이스트 챌린지’, 광명시의 ‘기후행동마일리지’처럼 지자체의 시민참여형 프로그램도 확산 중이며, 이미 많은 시민들이 이를 통해 전기 사용을 줄이고, 분리배출을 생활화하며, 주 1회의 비건 식사를 실천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7명이 기후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음에도, 실천까지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나 하나쯤’이라는 회의 때문이며, 그 이유는 행동의 결과를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긴 착각일 뿐이다.
과학이 말하는 실천의 힘
Project Drawdown의 분석에 따르면, 시민이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생활 속 행동만으로도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25~30%를 줄일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 화력발전소의 3분의 1을 중단시키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예를 들어, 에어컨 설정 온도를 1도만 높이면 여름철 가정 내 에너지 사용량을 약 3~10%까지 절약할 수 있으며, 자동차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면 연간 0.5~0.8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 수치는 30년생 소나무 50~100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비슷하다.
또한, 옷을 오래 입고 중고 거래를 늘리는 것도 효과적이며, 채식을 일주일에 하루만 실천해도 연간 100kg 전후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 크지 않아 보이는 변화가 축적되면, 기후위기를 늦출 수 있는 유의미한 힘으로 전환된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
우리는 기후위기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기후 재앙’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해 갈 수는 있는 갈림길에 서 있으며, 그 방향을 결정하는 건 ‘우리의 선택’이다.
탄소중립사회로 가는 길은 일상의 작은 루틴에서 시작될 수 있다. 플러그를 뽑고 퇴근하기, 장바구니 사용, 비닐 소비 줄이기, 불필요한 택배 구매 줄이기, 걸어서 10분 거리라면 차 대신 두 발로 가는 것. 이 모두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실질적 기후 행동이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 동료와 함께 실천할 때 그 행동은 더 오래 지속되는데, 실제로 사회적 규범과 주변의 영향은 개인의 환경 실천에 강한 동기를 부여하며, 공동 행동은 반복률과 참여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다.
기후위기는 남의 일이 아니며, 기다릴 시간도 없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지금, 행동할 것인가? 아니면 나중을 후회할 것인가?
기후위기는 거대한 바깥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냉장고 문에서, 휴지통에서, 커피잔 속에서 시작되며, 기후 행동 역시 불편을 감수하는 일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의 방식으로 나아가는 전환이다.
여러분은 어떤 기후대응 습관을 실천하고 있나요?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여러분의 ‘생활 속 기후 실천법’을 공유해주세요.
텀블러 사용, 채식 한 끼, 장바구니 챙기기, 중고거래 경험 등 여러분의 이야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신문 한 꼭지에 실천사례를 게시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