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여수의 태양 아래 바다향을 머금은 냉면 한 그릇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하나의 풍경이다. 그 풍경의 중심에는 ‘바다냉면’이 있다.
여수 돌산대교를 지나 마주한 바닷가 언덕 위, 2층 건물로 된 바다냉면은 30년 세월 동안 여수 시민과 관광객의 여름을 책임져 온 냉면 전문점이다. ‘전통’이라는 단어를 음식으로 구현한 이곳엔, 여수라는 도시의 정서와 계절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물냉면이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는 첫 입에 입안을 감싸는 청량함을 주고, 이내 짙은 감칠맛이 혀끝을 타고 흐른다. 진하지만 과하지 않은 간, 그리고 30년간 다듬어진 특제 레시피의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면발은 직접 반죽해 쫄깃하게 삶아내며, 국물과의 조화가 탁월하다.
비빔냉면은 깔끔하고 깊은 양념 맛이 인상적이다. 매운맛의 강도를 개별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킨다. 이는 손님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식당의 운영 철학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왕만두는 이 집의 숨은 보물이다.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하게 채워져 있어, 만두 하나만으로도 한 끼 식사가 될 정도다. 손으로 직접 빚는 방식 그대로, 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공간 역시 음식 못지않은 감동을 준다. 2층 건물의 창가에 앉으면 여수 앞바다가 시야를 가득 채운다. 탁 트인 바다와 함께 하는 식사는 그 자체로 여행의 완성이다. 주차 공간이 넉넉하고, 단체 손님도 수용할 수 있어 접근성 역시 뛰어나다.
이런 배경 속에 바다냉면은 여수의 대표 로컬 맛집으로 자리매김했다. SNS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여수에 가면 반드시 들러야 할 냉면집’으로 입소문을 탔고, 지금은 여수 여행 코스로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명소’가 되었다.
단골 고객 김 모 씨(58)는 “여수에 사는 사람은 다 압니다. 여긴 단순한 맛집이 아니에요. 여름마다 이 냉면을 안 먹으면 이상할 정도예요”라며 웃어 보였다. 여수는 바다의 도시다. 그리고 그 바다를 가장 정직하게 담아내는 공간이 ‘바다냉면’이다. 세월이 흐르고 관광지가 변해도, 이곳의 맛과 정성은 한결같다. 그 한 그릇엔 여수의 여름, 그 풍경, 그리고 시간이 담겨 있다.
바다냉면
주소: 전남 여수시 남산동 75-1
플레이스: https://naver.me/GCgnXao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