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까운 미래에 최소 40개의 주요 직업군이 생성형 AI 기술로 인해 존폐의 기로에 설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지식 및 창의 노동까지 AI의 영향권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번역가·작가 등 고위험 직군, 자동화율 90% 상회
MS 연구소는 2025년 7월, 총 800개의 직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영향 점수’를 산출한 결과, 상위 40개 직업의 상당수가 심각한 대체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번역가 및 통역사’는 업무의 92%가 AI로 자동화될 수 있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거대언어모델(LLM)이 99%의 정확도로 법률 문서까지 즉시 번역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콘텐츠 작가’ 역시 업무의 88%가 대체 가능하며, ‘역사학자’ 또한 90% 이상의 업무가 자동화될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 외에도 ‘금융 분석가’(71%), ‘디지털 마케터’(67%), ‘초등학교 교사’(62%) 등 과거에는 안정적이라 평가받던 다수의 화이트칼라 직업군도 높은 대체 위험도를 보였다. 기업이 비용 절감과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인간보다 빠르고 저렴한 AI를 채택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전문직도 예외 없다… 전 산업계로 번지는 'AI발 고용 불안'
AI가 촉발한 고용 시장의 지각 변동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가까운 미래에 항공기 조종사나 의료 전문가조차 일상 업무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AI의 파급력이 전 산업으로 확산될 것을 경고했다.
사회적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퓨 리서치 센터가 2025년 6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의 68%가 5년 내 AI에 의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중 55%는 자동화되기 어려운 새로운 역할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 부족하다고 답해, 기술 격차와 재교육 문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현재 서비스 및 지식 노동 분야가 국가 GDP의 80%를 차지하는 만큼, 해당 분야의 노동력 전환이 국가 생산성 향방을 가를 중대 변수라고 진단했다.
AI와의 경쟁 아닌 '협업'… 생존의 열쇠는 '활용 능력'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전문가들은 공포에 휩싸이기보다는 변화에 적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생성형 AI는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악마’가 아니라, 인간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강력한 ‘도구’라는 것이다.
결국 미래 인재의 핵심 경쟁력은 AI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느냐에 달려있다. AI가 작성한 초안을 인간의 통찰력으로 수정·보완하고, AI가 찾아낸 데이터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자신의 전문 분야와 관련된 AI 도구를 직접 사용해보고, 그 기술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의 발전은 항상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왔다. 생성형 AI 시대에 도태될 것인가, 혹은 변화를 주도할 것인가. 선택은 우리 각자의 몫으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