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시인 한정찬의 "8월엔"
8월엔
땡볕에 들에 나가지 말라는 방송은 이미 나오고
아직 옹골차게 속 채워가는 농작물은 후끈하다.
한줄기 뜨거운 바람을 불고 지나가는 8월이다.
짙은 녹색이 세상에 차고 넘쳐 천지에 가득하다.
8월엔 강물을 가로질러 온 하늬바람이어도 좋다.
여름꽃에 흘긴 눈을 귀엽게 봐줘도 좋은 일이다.
8월엔 너의 뜨거운 사랑을 익힐 걸 그러나 보다.
후끈한 바람으로 달구어 쓸고 간 기후의 반란이다.
무더위 한시름 보태지 못하고 맨발로 뛰며 오가고 있다.
애타서 울어대는 보리매미가 애간장 쓸어내리고 있다.
지구를 데운 기류도 하트로 초록 친구 생명을 응시한다.
8월엔 정수리에 가르마를 젖히고 새들이 실컷 노래한다.
8월엔 타들어 간 농심(農心)이 멍멍이 혓바닥처럼 늘어났다.
농작물은 안간힘으로 살 부쳐 버티며 영글어 가고 있다.
이미 예견한 가을 준비를 하는 사이 하늘에 별 빛난다.
8월엔 그리운 이에게 그간 밀린 안부 잔뜩 전해도 좋다.
8월엔 팔팔한 여름을 아름답게 보낼 여유를 가져도 좋다.
한정찬
□ (사)한국공무원문학협회원, (사)한국문인협회원, (사)국제펜한국본부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원 외
□ 시집 ‘한 줄기 바람(1988)외 27권, 한정찬 시전집 2권, 한정찬 시선집 1권, 소방안전칼럼집 1권’ 외
□ 농촌문학상, 옥로문학상, 충남펜문학상, 충남문학대상, 충남도문화상 외
□ 행정안전부 안전교육전문인력(화재안전, 자연재난안전),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소방안전컨설턴트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