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의 '검색, 클릭, 구매'로 이어지던 단순한 상거래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확장 가능한 클라우드 인프라, 지능형 결제 네트워크, 그리고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는 쇼핑 경험이 융합되면서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부상하고 있다. 에이전틱 AI는 사용자의 필요를 미리 예측하고, 거래 조건을 협상하며, 결제까지 전 과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지능형 대리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 기반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폭발적 성장이 자리 잡고 있다.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막대한 수익을 인공지능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실시간 개인화, 동적 가격 책정, 공급망 예측 등을 지원하는 강력한 생성형 AI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고수익 인프라와 머신러닝 R&D의 선순환 구조는 AWS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이 활용할 차세대 커머스 도구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소비자의 구매 의도를 파악했다면, 다음 단계는 원활한 결제 시스템이다. 비자(Visa)는 신뢰할 수 있는 AI 비서가 사용자를 대신해 구매를 완료하는 '에이전틱 커머스'의 핵심 결제망이 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비자는 자체 네트워크에 정교한 사기 탐지 알고리즘과 표준화된 인증 체계를 내재화하여 자율 거래의 가장 큰 걸림돌인 보안성과 상호운용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는 수동적인 결제 승인 방식에서 벗어나, 자동화된 프로그래밍 방식의 자금 이동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소비자 접점에서도 AI를 통한 의사결정 지원이 활발하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는 AI를 활용해 여러 쇼핑몰의 후기, 가격, 반품 정책 등을 단 몇 초 만에 요약해 제공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페이지를 벗어나지 않고도 판매자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에이전트 기반 기능은 검색 엔진, 마켓플레이스, 디지털 지갑 간의 경계를 허물며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B2C를 넘어 기업 간 거래(B2B)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 B2B 설문조사에 따르면, 거의 모든 기업이 자동화된 상품 추천부터 경쟁사 가격 분석에 이르기까지 영업 지원을 위해 AI 도구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에이전틱 워크플로우가 개인 소비자는 물론 복잡한 조직의 구매 과정에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 정책 또한 데이터 센터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상호운용성 표준을 마련하는 등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 지능형 결제 네트워크, 그리고 AI 우선주의 인터페이스의 융합은 유통, 금융, 제조 등 산업 전반에 걸친 거대한 상거래 혁명을 예고한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 신뢰할 수 있는 알고리즘에 의사결정을 위임하는 것이 보편화됨에 따라, 결국 에이전틱 AI를 중심으로 개방적이고 안전하며 투명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업이 미래 상거래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