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의료 단체들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해당 부처를 상대로 연방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단체에는 미국소아과학회(AAP), 미국내과학회(ACP), 미국공중보건협회(APHA), 감염병학회(IDSA) 등 의료계 대표 기관들이 포함되며, 이들은 코로나19 백신을 소아 및 임산부 예방접종 일정에서 제외하는 현행 지침이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제외 지시, 법정 공방으로
케네디 장관은 최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예방접종 일정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제거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이 조치는 건강한 어린이와 임산부에 대한 접종 권장 삭제를 의미하며, 공중보건 차원에서 중대한 변화로 해석된다.
의료 단체들은 법원에 이번 지침을 무효화해달라고 청원했다. 원고 측은 해당 조치가 “의회가 승인한 과학 기반 백신 인프라를 무력화하고 수백만 명의 생명을 지켜온 체계를 위협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모든 백신 신뢰 흔들려”…현장 목소리도 분노
AAP의 수전 크레슬리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사들 사이에서 부모들이 모든 백신에 대한 신뢰 자체를 잃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장의 혼란을 전했다.
코로나19 백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백신 프로그램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 자문단 전면 해체…백신정책 공백 우려
한편 케네디 장관은 CDC의 백신 자문기구인 예방접종 실무위원회(ACIP)의 기존 17명 위원 전원을 해촉하고, 백신 회의론을 제기한 인사들을 포함한 7명의 새로운 위원으로 교체했다.
이번 소송은 ACIP의 전면 교체에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원고 측 법률대리인 리처드 휴즈는 “향후 추가적 백신 축소 정책이 시행될 경우 소장을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네디 장관의 백신 회의론, 이번엔 정식 반발 불러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오랫동안 백신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해온 인물로, 과학계 및 의학계의 주류와는 다른 입장을 취해왔다. 그가 질병통제기관(CDC)을 포함한 보건 정책의 수장으로 부임한 이후, 백신 정책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백신 지침 변경은 과학적 근거 없이 이루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학계 및 현장 전문가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번 소송은 단순한 정책 변경에 대한 반발이 아니다. 과학 기반 예방 시스템 전반을 둘러싼 충돌이며, 미국 보건 정책의 방향을 가를 중대한 시험대다.
정치와 과학의 균형, 공중보건의 미래가 이번 판결에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