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위축과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유통업체들이 PB 상품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자사 오프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유통하던 PB 상품을 이제는 경쟁 플랫폼, 온라인 채널, 해외 유통망에까지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마트의 ‘피코크’, 롯데마트의 ‘오늘좋은’, 홈플러스의 ‘심플러스’, 이랜드 킴스클럽의 ‘오프라이스’ 등 주요 유통업체의 PB 브랜드들은 최근 컬리 샛별배송, 쿠팡 로켓배송, 알리익스프레스 등 외부 플랫폼에 적극 입점 중이다. PB 브랜드를 자사 유입용 ‘미끼 상품’이 아닌 독립 브랜드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CJ온스타일과 롯데홈쇼핑은 PB 상품을 일본, 대만 등의 홈쇼핑 채널에 진출시키며 글로벌 유통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현지 채널에 적합한 전용 상품 기획, 국가별 특성에 맞춘 포장·설명서 커스터마이징 등을 통해 PB 상품의 현지화를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유통업체의 ‘채널 초월형 전략’은 브랜드 다변화, 매출 확대, 재고 회전율 개선이라는 실용적 목적과 함께 코로나 이후 변화된 소비패턴에 대응하는 구조적 변화로 해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 한계에 부딪힌 유통업체들이 PB를 중심으로 채널과 국경을 넘어선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PB 전략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공정위는 대형 플랫폼의 자사 PB 상품 우대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는 등 규제에 착수했다. PB 상품이 공급사 제품을 참고하거나 유사 디자인으로 출시되는 문제, 검색 알고리즘에서 우위 노출되는 구조 등은 협업과 침해 사이의 경계를 둘러싼 윤리적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PB는 유통사의 생존을 위한 도구이지만 투명한 거래 관행과 공정한 노출 기준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