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일일 프롬프트(명령어) 처리량이 25억 건을 넘어서며, 인류의 업무, 학습, 소통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이는 일부 국가의 전체 인터넷 검색량을 뛰어넘는 수치로, AI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2022년 말 OpenAI가 처음 챗GPT를 선보였을 때만 해도 이는 일부 기술 애호가들을 위한 흥미로운 대화 도구에 불과했다. 그러나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은 2024년 12월, 일일 처리량은 10억 건을 돌파하며 기술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성장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5년 7월 22일 기준 일일 처리량은 25억 건으로 두 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전 세계 구글 일일 검색량(약 137억~164억 건)의 약 18%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자리 잡고 있다.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자동화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도입했으며, 교육계는 개인 맞춤형 학습을 위한 AI 튜터를 모색했다. 일반 사용자 역시 정보 탐색과 콘텐츠 생성을 위해 AI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챗GPT는 GPT-3에서 GPT-4 터보로 진화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 제품군과 웹 브라우저, 모바일 앱에 통합되면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의 중심에 섰다.
전문가들은 챗GPT가 가져온 생산성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OpenAI의 경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하버드 및 조지타운대 연구진은 챗GPT 도입으로 미국 교사들이 수업 준비 시간을 주당 6시간 절약해 학생 개별 지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 주 공무원들 또한 행정 업무 처리 시간을 하루 평균 95분 단축했다고 보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코파일럿과 챗GPT의 결합을 "오피스 365 이후 가장 중요한 생산성 도약"이라 평가하며, 향후 10년간 수조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AI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사회적 시각은 복합적이다. 2025년 6월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 결과, 응답자의 62%가 일상적인 질문 처리에 AI를 신뢰한다고 답했지만, 48%는 잘못된 정보 확산과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일일 25억 건, 초당 29,000건에 달하는 요청을 처리하는 챗GPT는 이제 단순한 기술적 호기심의 대상을 넘어, 마케팅 문구 작성부터 코딩 오류 수정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도구로 위상이 전환되었다. 지난 분기 기업 도입률이 40%나 급증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거대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학습되면서 챗GPT의 답변 품질은 계속해서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환각 현상(Hallucination)’으로 불리는 거짓 정보 생성, 데이터 편향성, 그리고 사용자의 과도한 의존성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챗GPT의 일일 처리량이 30억 건에 가까워지는 현시점에서, 인류는 AI를 통제 가능한 협력적 동반자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그 기술에 종속될 것인가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혁신의 가속화 속에서 기술의 힘을 현명하게 활용하기 위한 사회적 고민과 비판적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