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이 말씀처럼 한 사람의 인생을 이토록 정확하게 담아낼 수 있을까요? 경상남도 고성군 상리면의 고요한 들판 위,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이슬을 머금은 블루베리 잎 사이로 상쾌한 바람이 스며드는 곳. 이곳은 바로 '에덴블루베리' 농장입니다. 그리고 이곳의 주인은 '건강지킴이'라 불리는 한 남자, 남진향 농부입니다.
남진향 농부는 60여 년의 인생을 세 개의 막으로 나누어 이야기합니다.
도시와 사명의 시대
그의 인생 제1막은 가난한 집안에서 모든 것이 부족했던 어린 시절, 그리고 유독 많았던 주변의 죽음, 특히 막내 여동생의 이른 죽음으로 인해 깊은 절망에 빠졌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것이 인생이라면 굳이 더 살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스무 살 중반, 그는 인생을 끝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제2막에서 기적이 시작되었습니다. 죽음을 결심하고 마지막 열흘을 보내던 그때, 그토록 싫어했던 '예수'라는 이름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고 거듭나게 됩니다. 죽음이 '언젠가'의 막연한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되었을 때, 그는 해결해야 할 근원적인 문제, 즉 '과연 죽으면 끝인가?'라는 죄의 문제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예수의 이름으로 해결되는 순간, 그의 세상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절망은 소망으로 변했고, 그는 자신이 겪었던 절망 속에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렇게 40여 년을 한결같이 사명의 길을 걸었습니다. 베트남에서의 30년 선교사 생활, 그리고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로서의 삶. 그는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인생은 늘 한 길로만 흐르지 않습니다.
"이제는 아내의 소원을 들어주고, 내가 정말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며 살고 싶었어요." 남진향 농부는 그렇게 인생의 제3막을 선언했습니다. 농부가 되기로 말이죠.
씨앗보다 깊은 사랑
고성 망림리 592-5번지. 이 조용한 시골 땅은 아내가 오래전부터 그리워하던 풍경이었습니다. "이곳에 뿌리내려 함께 살아보자." 그 결심 하나로 땅을 고르고, 손수 밭을 일구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심은 첫 블루베리 묘목은 단순한 열매를 넘어, 부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소중한 언약이었습니다.
이 농장은 단순한 생산지가 아닌 '정성(Devotion)'이라는 이름의 재배 철학이 살아 숨 쉬는 땅입니다. "우리는 블루베리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키우는 겁니다." 농약 대신 자연을, 속도 대신 시간을, 수익보다 '건강'을 우선시하는 방식. 에덴블루베리농장은 그렇게 '건강 자체'를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냉해와 눈물, 그리고 부활
2024년 봄, 예상치 못한 냉해가 농장을 덮쳤습니다. "2년 된 묘목을 사와 1년 동안 온 마음으로 키운 3년 된 나무가 말라죽는 걸 보는 건… 마치 자식을 잃는 기분이었어요." 그동안의 정성과 기대, 수많은 기도와 땀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블루베리를 사랑하는 농부들의 모임에서 만난 멘토의 조언과 새로운 재배 시스템은 그에게 다시금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그는 나지막이 말합니다. "죽어가는 나무를 살리는 길은, 결국 포기하지 않는 정성뿐이었습니다." 마침내 몇 개의 가지에서 다시 푸른 싹이 돋아나기 시작했고, 2025년 여름, 고성의 블루베리는 또다시 깊은 향을 머금고 탐스러운 열매를 맺기 시작했습니다. 그 감동적인 부활이었습니다.

신뢰를 재배하는 농장
에덴블루베리는 단순한 '직거래 농장'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것은 가격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입니다. "고객에게 드리는 블루베리는 우리 가족이 먹는 것과 달라서는 안 됩니다." 남진향 농부는 매일 농장을 돌며 나무의 상태를 세심히 살핍니다. 물 한 방울, 거름 한 줌, 그의 손길 하나하나에 '사랑'이 실려 있습니다.
그는 늘 강조합니다. "우리 생명은 생명으로 유지됩니다. 채소, 과일, 생선, 고기… 모두가 생명이잖아요. 먹는다는 건 생명을 받아들이는 일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안심 먹거리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농사를 짓습니다." 그의 말에는 생명에 대한 깊은 존중과 농부에 대한 긍지가 담겨 있습니다.
다음 세대를 향한 씨앗
그는 단지 블루베리를 재배하는 것을 넘어, 이 귀한 지식을 베트남 청년들에게도 전수하고 싶어 합니다. "제가 받은 축복을 흘려보내고 싶어요." 한국과 베트남을 연결하는 농업 선교, 그리고 지역 공동체의 생명력 회복. 이것이 바로 '에덴'이라는 이름에 담긴 진짜 의미일 것입니다.
에덴이라는 이름의 이유
에덴(Eden). 성경에서 인간과 하나님이 가장 가까웠고, 모든 것이 풍성하고 평화로웠던 그곳. 이 땅에서 남진향 씨는 다시 한번 하나님과 연결된 삶을 일구고 있습니다. "농사라는 건 결국 생명과 생명의 연결입니다. 어떤 분이 우리 블루베리를 드시고는 '지금까지 먹은 블루베리와 달리 깊은 맛이 있다'고 후기를 말씀해주셨을 때, 저는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의 손에서 자라는 블루베리는 단지 과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한 남자의 삶, 굳건한 신념, 깊은 사랑, 그리고 찬란한 회복의 이야기입니다.
이제, 에덴블루베리는 단순한 농장이 아닌, 하나의 감동적인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늦게 핀 꽃이 더 진하다"는 말을 증명하듯, 그의 인생 3막은 지금 가장 눈부시게 빛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