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알리익스프레스·테무 상륙에 흔들리는 한국 이커머스, 제조·유통업계의 생존 전략은?
초저가·무료배송 전략으로 국내 플랫폼 점유율 잠식
김포 물류센터, CJ대한통운 협업 등 물류 고도화 본격화
SNS 기반 쇼핑 확산, Z세대 소비 패턴 변화 주도
중소 셀러 생존 압박…브랜드·물류·데이터 전략 절실
공정위, 온플법·수수료 규제 등 외국계 플랫폼 대응 나서
글로벌 초저가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이른바 C-커머스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초저가', '무료배송', 'SNS 기반 마케팅', '모바일 최적화'에 있다. 한마디로,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이 유지해온 룰을 완전히 뒤집는 강력한 도전자들이다.

이 변화의 파고는 무엇보다 가격 경쟁 심화로 먼저 나타나고 있다. C-커머스는 글로벌 소싱 및 대규모 직매입 구조를 통해 국내 중소 셀러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가격대를 제시한다. 이로 인해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11번가, 위메프 등의 기존 플랫폼 운영자들은 소비자 이탈과 마진 압박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더 큰 변화는 물류 혁신에서 일어난다. 테무는 김포에 대형 물류센터를 임대하고 CJ대한통운과 협업해 주 7일 배송 체계를 구축 중이며,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국내 전용 물류망과 K-venue 전용 상품관을 운영하면서 평균 배송일을 3일 이내로 줄였다. 이는 단순한 유통 전략이 아닌, 소비자의 체감 품질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무기로 작용한다.
소비자층도 변화하고 있다. 10~30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가성비+트렌드 중시 소비'는 브랜드 충성도를 약화시키고, SNS 기반 쇼핑몰과 라이브커머스에 친숙한 구매 습관을 확산시키고 있다. 쉬인과 테무는 이를 적극 공략해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기반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폭발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첫째, 제품 자체의 차별화가 필수다. 단순 소싱 제품이 아닌, 브랜드 철학과 품질, 사용자 경험(UX)을 강조한 프리미엄 전략이 요구된다. 둘째, 물류 효율화는 생존 전략이다. 풀필먼트 센터 연계, 배송 파트너 다각화 등으로 속도와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 셋째, 데이터 기반 소비자 맞춤화다. 가격 경쟁보다 고객 니즈를 미리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CRM 전략이 절실하다.
정부 역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수수료 상한제, 소비자 보호법 강화 등 규제 움직임이 진행 중이며, 외국계 플랫폼의 세금 회피, AS 미비, 개인정보 처리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결국, 이커머스의 미래는 '단순한 판매'가 아닌 '고객 경험 중심의 유통 서비스'에 달려 있다. 제조업체와 유통업계는 C-커머스를 위협이 아닌 변화를 촉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위기는 언제나 혁신의 이름으로 찾아오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