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체육관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모인다. 평균 나이 65세, 머리는 희끗희끗하지만 눈빛만큼은 스무 살 청년처럼 반짝이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이름은 '만원의 행복' 배드민턴 동호회.
이상한 이름이라고? 천만에. 이 이름에는 그들만의 철학이 담겨있다.
코트 위의 젊은 영혼들
"서브!"
배드민턴 셔틀콕을 쫓으며 뛰어다니는 게 즐겁다.
두 시간 동안 이어진 게임 후, 그들은 언제나 같은 곳으로 향한다. '추억이네 포장마차'.
만원으로 시작되는 행복
"오늘도 수고했어요!"
은퇴 후 무료함에 시달렸던 선후배.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시간이 새로운 활력을 주었다.
테이블 위에는 막걸리, 소주 한 병 때로는 사치스런 맥주가 등장하기도한다. 간단한 안주들이 놓여있다. 선배가 제안한 '만원의 행복'이라는 이름을 지은 이유다.
"젊을 때는 수십만 원 들여가며 술을 마셨는데, 이제 보니 만원이면 충분하더라고요."
누군가 나지막이 말한다. 배드민턴을 시작하고 이 모임에 참여하면서 다시 찾은 웃음이 만개한다.
진짜 부자가 되는 법
"돈 많을 때가 행복했나요?"
"돈 많을 때는 돈 쓸 일만 많았지, 행복할 시간은 없었어요."
"지금 보세요. 배드민턴 치고,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건강만 있으면 만원으로도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 걸요."
나이는 숫자일 뿐
"자, 다 같이 사진 찍어요! 오늘도 우리 만원의 행복 인증샷!"
그들의 얼굴에는 주름이 있지만, 그 주름 사이로 스며나오는 미소는 그 어떤 화장품보다 아름답다.
"60대가 뭐 어때요? 70대가 뭐 어때요? 우리가 제일 젊어요!"
기적
그들에게 배드민튼 운동하는날은 특별한 날이다. 비록 고가밑 낙후된 체육시설에서 흘린 땀과 보잘것 없지만 훈훈한 동네 인심이 살풋 묻어나는 식당에서 나눈 대화, 그리고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 이 모든 것이 만원으로 살 수 있는 가장 값진 행복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들은 이미 다음 운동날을 기다리고 있다. 배드민턴 라켓을 들고 뛰어다닐 자신을 상상하며, 친구들과 나눌 새로운 이야기를 생각하며.
'만원의 행복' 배드민턴 동호회.
이름 그대로, 그들은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돈이 많아서 행복한 게 아니라, 함께할 사람이 있어서 행복한 것.
몸이 젊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마음이 젊어서 행복한 것.
비싼 곳에 가서 행복한 게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여서 행복한 것.
만원. 그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을 살 수 있는 충분한 금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