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의학은 오랜 시간 남성을 기준으로 발전해왔다. 그 결과 여성의 질병, 증상, 약물 반응이 간과되거나 오진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를 '젠더 의료격차(gender health gap)'라고 부르며, 최근 들어 공중보건 분야에서 긴급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심장질환의 경우, 여성은 통증보다는 피로, 구역감, 호흡곤란 등의 비전형적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임상 가이드라인은 남성의 증상 기준에 맞춰져 있어, 여성의 심근경색은 종종 늦게 진단되거나 아예 간과된다.
또한 자궁내막증, 다낭성난소증후군, 갱년기 등 여성 특유의 질환은 연구와 약물 개발에서 소외되어 왔다. 실제로 여성은 진단까지 평균 7년 이상이 소요되는 질환도 있다.
젠더 의료격차를 해소하려면, 임상시험에서 여성 참여 비율을 확대하고, 성별 특이적 연구를 활성화하며, 의료인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 디지털 헬스 기술을 활용한 생리 주기 분석, 호르몬 변화 기반 맞춤의료도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