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색깔로는 설명할 수 없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특정 집단이나 전형적인 소비 패턴에 얽매이지 않는다. 이들은 개인의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분야와 브랜드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소비한다. 이처럼 고정된 소비 성향을 벗어나 다양한 선택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옴니보어(Omnivore)’라고 부른다.

‘옴니보어’는 원래 생물학에서 ‘잡식성 동물’을 뜻하는 용어지만, 최근에는 문화와 소비 전반에서 다양성과 유연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들은 명품과 패스트패션을 동시에 소비하고, 고급 레스토랑과 길거리 음식 모두를 즐긴다. 대형 서점과 독립서점, 스트리밍과 LP 음반, 주류 문화와 서브컬처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도 이들의 특징이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의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개인의 개성과 흥미가 중심이 되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다. 과거에는 소득 수준, 연령, 성별 등으로 소비 성향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지만, 이제는 개별 소비자의 ‘취향 데이터’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옴니보어 소비자의 등장을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성장과 연결 짓는다. 이들은 브랜드보다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가’, 제품의 기능보다 ‘경험이 얼마나 새롭고 흥미로운가’를 중시한다. 덕분에 기업들도 하나의 정체성에 집착하기보다는 다층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설계하고, 다양한 접점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소비의 범주가 유연해지고,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 옴니보어 소비자들은 말한다.
“꼭 하나만 고를 필요는 없어요. 그날의 기분에 따라, 취향은 달라지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