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검색 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가 사용자의 디지털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기반 브라우저 ‘코멧(Comet)’을 공개하며 브라우저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20년 넘게 시장을 지배해 온 구글 크롬에 도전장을 내민 코멧은 단순 정보 검색을 넘어 이메일 작성, 회의 일정 조율 등 복잡한 작업을 능동적으로 처리하는 ‘AI 동료’를 표방한다. 시장에서는 사용자의 편의성과 기업의 생산성 향상 요구가 맞물리며 AI 브라우저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으나, 기술적 안정성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최근 퍼플렉시티가 공개한 AI 브라우저 ‘코멧’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코멧은 사용자가 명령어를 입력하면 이메일 초안 작성, 회의 예약, 관련 자료 요약 등 복합적인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기존 브라우저가 검색어에 대한 링크 목록을 제공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브라우저 자체가 하나의 지능적인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현재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은 구글 크롬이 65%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W3Counter, 2025년 6월 기준)을 차지하며 장기 집권 체제를 굳혀왔다. 1993년 모자이크(Mosaic)가 그래픽 기반의 웹 환경을 연 이래, 2008년 등장한 크롬은 속도와 간결함을 무기로 시장의 패권을 장악했다. 검색 시장 역시 2000년대 초 구글의 페이지 랭크 알고리즘이 야후를 밀어낸 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어 왔다. 이러한 고착화된 시장에 코멧이 AI라는 혁신 기술을 들고나온 것이다.
코멧의 등장은 시대적 요구와 맞물려 있다. 2023년부터 본격화된 생성형 AI 열풍 속에서, 퍼플렉시티와 같은 스타트업들은 브라우저가 사용자의 의도를 미리 파악하고 다단계 업무를 처리해 줄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원격 근무 확산과 디지털 정보 과부하로 인해 업무 효율성 향상은 개인과 기업 모두의 절실한 과제가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적인 지식 근로자는 하루 평균 1.5시간을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전환하는 데 낭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는전 세계 AI 소프트웨어 시장이 2026년까지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며, 코멧과 같은 생산성 향상 도구의 높은 시장성을 뒷받침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퍼플렉시티의 공동창업자 주드 고밀라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코멧은 단순한 탭 관리 도구가 아닌, 사용자의 AI 동료”라고 그 정체성을 명확히했다. 반면, 시그널 힐 어드바이저의 기술 분석가 마리아 첸은 “기존 시스템과의 원활한 통합이 성공의 관건”이라며 “개인정보 보호 설정이나 기업의 레거시 시스템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라이버시 전문가 엘레나 바스케즈 역시 “온디바이스(기기 내) AI 처리가 일부 우려를 덜어주지만, 데이터 수집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고 지적했다.
도전 과제가 만만치 않다. AI 모델이 틀린 정보를 사실처럼 제시하는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은 업무 자동화의 신뢰성을 저해할 수 있는 치명적 약점이다. 또한, 기업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보안 감사를 통과해야 한다. 절대 강자인 구글 역시 연말까지 최신 거대언어모델(LLM)을 크롬에 탑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등, 기존 사업자들의 반격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코멧의 도전이 성공한다면, 미래의 브라우저는 속도나 디자인이 아닌 ‘지능 지수(IQ)’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사용자의 일상 업무를 위임할 만큼 신뢰 할 수 있는 AI 비서의 등장은 편의성과 데이터 종속성 사이의 새로운 고민을 안겨준다. 코멧이 브라우저 혁명의 기폭제가 될지, 혹은 AI 기술의 과신을 경고하는 사례로 남을지, 시장의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