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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대한민국의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최종 등재되었다. 이번 회의는 7월 6일부터 16일까지 열리고 있으며, ‘반구천의 암각화’는 회의 중반인 12일 오전(현지 시간)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영예를 안았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2010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이름을 올린 이후 무려 15년 만에 그 가치를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았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에 등재된 유산은 국보 제285호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국보 제147호인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한 단일 문화유산이다. 이 유산은 한반도 동남부 지역의 반구천 일대를 따라 펼쳐져 있으며, 선사시대 인류의 삶과 예술, 사유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 유산이 인류문화유산으로서 탁월한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 생생하고 사실적인 고래잡이 장면, 다양한 고래 종과 사냥 도구 묘사 등 독창적인 구성과 주제가 선사인의 예술성과 상상력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 약 6000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암각화의 제작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문화 발달과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독보적인 증거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등재와 함께 다음과 같은 4가지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 사연댐 공사 진행 상황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보고할 것, ▲ 반구천세계암각화센터의 운영이 효과적으로 유지되도록 할 것, ▲ 유산 관리 체계 내 지역 공동체와 주민들의 공식적인 참여를 보장할 것, ▲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개발계획은 사전에 보고할 것 등이다.

이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는 외교부, 국가유산청,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울산광역시 등 관련 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긴밀한 협업으로 이루어진 쾌거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온전히 지키고, 지역 공동체와 상생하는 유산 보존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등재는 단순한 문화유산 보존을 넘어서,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 문화의 자긍심을 세계무대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울산 지역의 역사적 자산이자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원인 반구천 암각화는 이제 전 인류가 함께 지켜나가야 할 ‘세계의 유산’이 되었다.

6000년 전 고래를 그렸던 이들의 창의성과 삶의 흔적이 이제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남게 됐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단순한 과거의 기록을 넘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예술정신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 자산이다. 우리는 이 유산을 지키는 일에 있어 이제 더욱 깊은 책임을 지게 되었다.

부록: 2025년 7월 현재 대한민국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현황

 총 17건(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이 등재되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