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기술이 전문 연구실의 영역을 넘어, 일상적인 업무 흐름의 핵심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진료 기록을 작성하는 의료 현장부터 병원 운영 관리, 비즈니스 제안서 작성에 이르기까지 AI는 이제 필수적인 도구로 부상했다. 최근 기술 발전의 공통점은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AI를 자연스럽게 통합하여 실시간 지원을 제공하고 기술 도입의 장벽을 낮춘다는 점이다. 이는 모든 조직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변화다.
1. 수년 걸리던 기술 도입, AI로 '며칠' 만에 현실로
전통적으로 헬스케어 분야의 신기술 도입은 검증과 관리 감독 절차로 인해 수년이 소요되기도 했다. 하지만 의료 정보 시스템 기업인 에픽 시스템즈(Epic Systems)는 '런치패드(Launchpad)'를 통해 이러한 패러다임을 깨뜨렸다. 런치패드는 진료비 청구 코드 제안부터 환자 메시지 초안 작성까지, 사전 구축된 10개의 생성형 AI 워크플로우를 패키지로 제공한다.
덕분에 수개월이 걸리던 활성화 과정이 단 며칠 만에 가능해졌다. 특히 내장된 '감독관(shepherd)' 기능은 필요시 즉각적인 관리 감독을 지원하여, 377개 병원 시스템이 안심하고 기술을 도입하는 기반이 되었다. 그 결과, 환자용 포털인 '마이차트(MyChart)'의 자동 응답 기능 등을 통해 간호 인력의 각 상호작용 시간을 약 30초씩 단축하는 등 즉각적인 효율성 증대를 이뤄냈다.
2. 반복적 문서 작업은 AI에게, 전문가는 '핵심 소통'에 집중
과도한 행정 업무 부담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생산성을 저해하는 고질적인 문제다. 의료 기록 작성 솔루션 기업 어브리지(Abridge)의 소아과 진료 기록 초안 작성 도구는 AI가 어떻게 전문가의 시간을 확보해 인간적인 소통에 기여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시스템은 의사와 환자 가족 간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핵심적인 임상 정보를 포착해 간결한 요약본을 생성한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서류 작업 대신 환자와의 교감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가 법률, 회계, 교육 등 다른 전문 분야로 확산될 경우를 상상해 보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서류 업무에 쏟는 시간을 줄이고 본연의 대인 업무에 집중하게 되면서 창출될 가치는 막대할 것이다.
3. 구글의 'AI 모드', 수십억 사용자 일상에 스며든 지능형 비서
최근 구글이 미국 내 모든 검색, Gmail, 워크스페이스 계정에 'AI 모드(AI Mode)'를 전면 출시하며 일반 소비자와 기업 사용자 모두에게 강력한 AI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과거 실험실 기능에 머물렀던 AI가 이제 이메일 초안 작성, 회의록 생성, 문서 요약, 코드 조각 제안 등 수십억 명의 활성 사용자를 위한 내장형 비서로 진화한 것이다.
구글은 이처럼 운영 체제 수준에서 AI를 통합함으로써, 소상공인부터 글로벌 기업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용자가 업무 환경 어디에서나 지능형 지원을 당연하게 기대하는 시대를 열고 있다. 이는 AI의 대중화를 가속하는 중요한 이정표다.
모든 산업에 걸친 시사점
이러한 발전은 병원, 대학, 상점, 기업 등 분야를 막론하고 하나의 공통된 흐름을 시사한다. AI는 더 이상 부가 기능(add-on)이 아닌, 생산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핵심적인 '생산성 계층(productivity layer)'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직이 주목해야 할 교훈은 명확하다.
첫째, 기존 소프트웨어에 매끄럽게 통합되는 AI 기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둘째, 혁신 속도에 맞춰 거버넌스 및 윤리 검토 절차를 간소화하면서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셋째, 빠른 투자수익률(ROI) 확보를 위해 고객 응대, 정기적인 문서화, 초안 작성 등 가치가 높고 빈도가 잦은 업무에 먼저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2026년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구상하는 지금, 기업들은 시범 프로젝트 단계를 넘어 전사적 도입으로 나아가야 한다. 도구는 이미 준비되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AI를 부가적인 실험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모든 업무 절차에 내재된 핵심 역량으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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