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직장을 다닐 때는 내가 원치 않아도 봉급이며, 카드며, 여기저기 여러개의 은행 계좌를 가질 수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은퇴 이후에는 달라집니다. 이제는 내 생활 방식과 필요에 맞는 은행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시기가 왔습니다. 소비자답게 현명한 은행 선택을 해볼까요?
주거래 은행, 지금 다시 정리하세요
노후에는 금융생활도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지금 사용 중인 은행 계좌들을 한 번 점검해보세요. 보험료, 휴대폰 요금, 관리비, 신용카드 대금 등 매달 빠져나가는 돈이 어떤 은행을 통해 이체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면, 나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은행이 어디인지 감이 옵니다.
그다음은 불필요하게 나뉘어 있는 계좌들을 정리하고, 2~3개의 주거래 은행으로 압축해보세요. 주거래 은행을 정리하면, 금융거래 내역이 한눈에 보여 자산관리가 쉽고, 금리우대나 수수료 절감같은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오래 썼으니까’는 이제 그만… 바꿔도 됩니다
많은 분들이 “그냥 익숙하니까 계속 그 은행 써요”라고 말씀하시는데, 이제는 그런 선택이 오히려 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요즘 은행들은 통신사처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시니어를 위한 서비스가 많은 은행으로 갈아타는 것, 이제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은행의 홈페이지나 앱에서 확인해보면 다음과 같은 시니어 전용 서비스들이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연금 상담 및 상품 비교, 유언 신탁, 상속 서비스, 건강 리워드, 취미 콘텐츠 제공, 글씨가 크고 단순한 ‘시니어 모드 앱’ 이처럼 내게 필요한 서비스가 어디에 잘 갖춰져 있는지를 살펴보고 은행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연금과 자산관리, 가장 중요한 기준
하지만 아무래도 연금과 자산관리이 부분이 잘되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즉, 연금 수급이 편리하고 관련 상담이 가능한 은행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유언신탁·상속설계 같은 자산 승계 서비스, 세금 관련 상담이나 절세 상품 등도 노후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요즘 주요 은행들은 시니어를 위한 전문가 세미나, 연금전담 창구, 온라인 강좌 등도 운영하고 있으니, 실제로 어떤 서비스를 운영하는지를 비교해보고 선택하세요. 단순한 예금 이자보다 이런 ‘서비스 가치’가 훨씬 큽니다. 요즘엔 은행 앱 하나로 연금 수급, 생활비 이체, 건강정보, 여행 콘텐츠까지 접할 수 있는 ‘생활 플랫폼’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예금자보호 1억 시대, 다양한 선택 가능해졌습니다
2025년부터 예금자보호 한도가 기존 5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되었습니다. 이제는 제1금융권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나 인터넷전문은행도 관심 있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단, 어떤 금융기관이 예금자보호 제도에 가입되어 있는지, 내 돈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지는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각 은행 창구나 홈페이지, 금융소비자원 홈페이지 등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니어의 금융생활, 선택의 중심에 ‘나자신’이 있어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라고는 하지만, 처음에는 앱이 어렵고 낯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시니어를 위한 교육, 안내, 맞춤 모드가 잘 되어 있어 천천히만 익히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은행 창구에서도 앱 설치와 사용법을 도와주니 주저하지 마세요.
노후의 금융생활은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나를 지키는 전략입니다. ‘그냥 오래 써서’, ‘예전에 만들었으니까’라는 이유로 무심코 쓰는 은행보다, 지금 내 생활에 꼭 맞는 서비스를 주는 은행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현명한 시니어의 자세입니다.
K People Focus 배순영(닥터 모니카) 칼럼니스트 (monica1118@naver.com)
소비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관련 분야 공공기관에서 25년간 연구자로 살고 있습니다.
백년인생시대에 5060 시니어의 소비생활의 질 향상과 만족에 관심을 두고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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