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글로벌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무서운 기세로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엔비디아와 오라클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급등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 랠리의 본질이 일시적인 기대감을 넘어선 구조적 변화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대를 넘어 현실로, 기업들의 실제 투자 본격화
2023년 초 챗GPT 열풍으로 급등했다가 이내 차익 실현과 데이터센터 공급망 우려로 조정을 겪었던 AI 주식 시장이 2025년 6월,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나스닥 AI 지수는 연초 대비 20% 이상 상승하며 강력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는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기업들의 실제 대규모 투자가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랠리의 숨은 주역, 오라클의 인프라 사업
이번 상승세의 가장 주목할 만한 동력은 전통적인 IT 강자 오라클(ORCL)에서 나왔다. 오라클은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관련 인프라 부문 매출 성장률이 기존 50%에서 연간 70% 수준으로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 놀라운 점은 미래 계약 매출을 의미하는 AI 하드웨어 및 서비스 수주 잔고가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단순 테스트하는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확장을 위해 다년 계약을 체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오라클의 CFO는 "기업들의 AI 인프라에 대한 이처럼 강력한 투자 의지를 본 적이 없다"고 밝히며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확인시켰다.
엔비디아, 반도체 제왕의 굳건한 위상
물론 AI 시장의 바로미터인 엔비디아(NVDA)의 위상은 여전히 굳건하다. 6월에만 13% 급등하며 주가는 사상 최고가인 157.75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강세의 배경에는 단순한 GPU 수요를 넘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DGX™ 시스템과 AI 소프트웨어 스택을 포함한 통합 솔루션, 즉 '엔비디아 AI 생태계' 전체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는 이를 "칩뿐만 아니라 엔비디아 AI 생태계 전체를 향한 광적인 수요"라고 진단했다.
전문가 진단 및 시장 전망
전문가들은 현재의 흐름이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제프리스의 제인 린 애널리스트는 "이는 모든 주요 기업이 비용과 혁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규모 AI 도입이 필수가 된 구조적 변화"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족과 원자재 공급난이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AI가 창출할 이익의 규모는 막대하다"며 연말까지 AI 하드웨어 및 서비스 시장 매출이 총 2,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는 AI가 2030년까지 세계 경제에 15조 7,000억 달러(약 2경 원)를 기여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인도와 독일의 GDP를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또한 맥킨지는 AI 도입이 기업의 영업 파이프라인을 최대 50% 확대하고 운영 비용을 40~60%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잠재적 리스크 요인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경계해야 할 위험은 존재한다.
* 지정학적 리스크: 최근 알리바바가 525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규제 강화: 유럽과 미국 규제 당국이 AI 관련 규제안을 마련 중이며, 이는 기업에 추가적인 규제 준수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 밸류에이션 부담: 일부 AI 주식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에 육박하는 등 고평가 논란이 있다. 향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급격한 주가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투자 전략
결론적으로 6월의 AI 랠리가 단기적 현상에 그칠지, 혹은 지난 10년간의 클라우드 붐처럼 장기적인 성장 사이클의 서막이 될지는 기업들의 실제 투자 지속성에 달려있다. 공급망 문제나 규제 강화라는 변수가 현실화된다면 또 다른 조정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은 AI가 모든 산업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는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기업들의 실질적인 투자 계약 동향을 면밀히 추적하며 잠재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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