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기업의 재무제표에서 비용 항목이 아닌 수익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불과 수년 전까지 학술적 연구나 공상과학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AI가 이제는 기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이익 엔진’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AI를 통한 비용 효율화와 새로운 수익원 발굴은 기업 생존의 필수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의 연구는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경쟁사에 비해 직원 1인당 3배 더 높은 매출을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운영 효율성 개선을 넘어, AI가 기업의 근본적인 수익 구조를 혁신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산업계 전반에서 구체적인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Micron)은 AI 데이터센터와 슈퍼컴퓨터의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HBM(고대역폭 메모리) 매출이 단일 분기 만에 50% 급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의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는 AI 기술이 하드웨어 시장의 성장을 직접적으로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AI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한 선도 기업은 AI 기반 클라우드 비용 최적화 시스템을 도입하여 연간 300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순이익을 20%나 끌어올렸다. 또한, AI 최적화 클라우드 마이닝 플랫폼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들은 소액 투자자들에게도 안정적인 부가 수입 창출 기회를 제공하며 시장을 민주화하고 있다.
물론, 모든 기술 투자가 높은 이윤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한 항공 산업처럼 일부 산업에서는 생산성 향상이 미미한 이익률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AI는 지능형 비용 통제와 목표 수익원 창출을 동시에 수행함으로써 이러한 ‘수익성 역설’을 극복할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7년까지 전 세계 AI 시장 규모가 2,6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실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은 아직 소수에 불과해 선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산업계는 AI를 통한 수익화의 변곡점에 서 있다. 기술을 발 빠르게 도입한 선도 기업들은 압도적인 이익률을 확보하며 앞서 나가는 반면, 변화에 뒤처진 기업들은 범용화의 늪에 빠져 도태될 위험에 처해있다. 이제 기업들은 자동화할 수 있는 핵심 업무 프로세스를 식별하거나 AI 기반의 신규 수익 모델을 시험적으로 도입하는 등, 작게 시작하여 빠르게 확장하는 전략적 접근이 시급하다. AI 시대의 기업 성패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어떻게 AI를 ‘프로그래밍’하여 수익을 창출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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