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앨리의 프랑스 자수 이선숙 대표 © 앨리의 프랑스 자수 |
경남 창원시 진해구, 작은 공방 ‘앨리의 프랑스 자수’는 세상의 속도에서 한 걸음 비켜나온 공간처럼 보인다. 이곳은 단순히 바늘과 실이 오가는 수공예 교실이 아니다. 손끝으로 기억을 짓고, 색실로 감정을 표현하며, 일상의 한 조각에 평온을 수놓는 이선숙 대표의 세계다. 올해로 10년째 자수를 가르치고, 작업하며, 외부출강과 판매까지 병행하는 그녀는 “자수는 내게 평생 친구와도 같은 존재”라며 웃는다.
![]() ▲ 앨리의 프랑스 자수 내부 전경 © 앨리의 프랑스 자수 |
‘앨리의 프랑스 자수’라는 공방의 이름부터 이선숙 대표의 감성이 묻어난다. “오래전 원수연 작가의 ‘풀하우스’라는 만화에서 주인공 이름이 앨리였는데요, 그 만화를 정말 좋아했어요. SNS를 시작하면서 어떤 이름을 써야 할지 고민하다가, 가장 좋아하던 캐릭터의 이름을 따르게 됐어요.” 그녀는 여전히 그 만화를 소장하고 있고, 소녀처럼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 시절을 떠올린다.
![]() ▲ 이선숙 대표의 작품들 © 앨리의 프랑스 자수 |
이선숙 대표가 자수라는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건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 된 이후부터다. “아이들이 늦게 오니까 저만의 시간이 생기더라고요. 그 시간 동안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뭘까 고민하게 됐죠.” 처음엔 바리스타, 뜨개질, 퀼트 등 다양한 공예를 경험했다. 그러다 우연히 한 카페에서 자수 전시를 접했고, “그 후 자수공부를 하게 되었어요” 이후 주변분들의 요청으로 첫 수업을 시작했고, 서울까지 오가며 램프 쉐이드, 하프돌 램프를 들을 만큼 진심이었다. “2주에 한 번씩 3년 가까이 여행하는 기분으로 다녔어요. 제가 원하는 걸 꼭 하고 싶어서였죠.”
![]() ▲ 앨리의 프랑스 자수 내부 전경 © 앨리의 프랑스 자수 |
이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건 자수의 ‘감성’이다. “사람 손으로 만드는 모든 것은 온기가 있어요. 자수를 하면 집중하게 되며 마음이 편안해져요. 그녀는 수업 때도 항상 강조한다. “자수는 마음이 평온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어요. 한땀한땀 급하지 않게 느린 삶. 좋아하게 되면 밤새 해도 즐겁다는 얘길 정말 많이 들어요.”
![]() ▲ 사진 © 앨리의 프랑스 자수 |
그녀의 수업은 단순한 기술 전수가 아니다. 색감, 원단, 부재료 선택까지 세심하게 안내하며, 수강생이 자신만의 자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만 갖고 있는 원단이나 부자재도 수업 중 함께 공유해요. 그런 것들이 회원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죠.” 직접 만드는 램프 쉐이드와 작업한 자수로 인테리어 제안도 곁들여 수업은 단순한 공예 시간을 넘어 ‘작품의 안목’을 키우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 ▲ 이선숙 대표의 작품들 © 앨리의 프랑스 자수 |
공방은 따스한 램프쉐이드와 FM 라디오가 흐르고, 이 대표가 직접 내린 핸드드립 커피가 준비된 공간이다. “수업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놀아요. 같이 웃고, 수다 떨고, 만들고… 그 시간이 좋아요.” 그녀의 말처럼 이곳은 손기술을 배우는 작업실이면서도 동시에 작은 쉼터이고, 이야기를 나누는 거실 같다.
![]() ▲ 사진 © 앨리의 프랑스 자수 |
공방을 운영하며 생긴 인연도 깊다. “예전에 말레이시아에서 오신 분이 있었어요. 세 달에 한 번씩 비자 문제로 한국에 들어오셨는데, 그때마다 제 수업을 들으셨죠.” 루마니아로 이주하는 수강생은 이 대표의 리본 자수를 배워 현지에서 선물할 용도로 사용했다. “서울에서 1박 2일 동안 램프 쉐이드 수업을 받으러 오신 자매분도 기억에 남아요. 현재의 회원분은 수업 마치고 가시며 늘 “아름다운 공간에서 잘 놀다 갑니다”라고 이야기하세요. 그녀의 공방은 단순한 취미 클래스의 범주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가 되었다.
![]() ▲ 사진 © 앨리의 프랑스 자수 |
이선숙 대표는 “요즘은 가격대를 낮춰 대량 생산하는 흐름이 많지만, 저는 제 작업을 지키고 싶어요”라고 단호히 말한다. 그녀가 꿈꾸는 공방은 트렌드에 휘둘리지 않고, 깊이 있는 작업을 이어가는 공간이다. “저는 클래식한 작업을 지향해요. 흔하지 않은 재료를 쓰고, 꼼꼼하게 알려드리고, 나중엔 수강생이 스스로 자수를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는 게 목표예요.”
![]() ▲ 사진 © 앨리의 프랑스 자수 |
최근 그녀는 새로운 제의에 신중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 연락이 왔어요. 처음엔 엄두가 안 났는데, 다시 연락이 왔고, 이번 주에 화상 미팅을 하기로 했어요.” 온라인 강의와 스토어 오픈 등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저는 큰 목표보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하루하루 계획하며,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편이에요.”
![]() ▲ 사진 © 앨리의 프랑스 자수 |
이선숙 대표는 자수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에 깊은 의미를 남길 수 있다고 말한다. “자수는 그저 만들어내는 행위가 아니에요. 손끝에서 차오르는 집중력, 평온함, 그리고 누군가를 위한 선물까지… 자수를 하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회복할 수 있어요.” 그녀는 늘 말한다. 집 안에 작은 테이블 하나를 만들라고. 그 공간에서 자수는 친구가 되고, 작업은 삶이 된다.
“속도를 잠시 내려놓고, 손끝의 감성으로 일상을 수놓고 싶다면 ‘앨리의 프랑스 자수’가 따뜻한 시작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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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alley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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