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부상함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로 몰려들고 있으며, 그 여파로 한국 원화는 연일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3일 1,351.86원에서 1,365.76원으로 급등한 데 이어, 14일에는 1,366.88원까지 상승했다. 16일 오전에는 1,368원선까지 오르며 다시 심리적 저항선에 근접했다. 단기간에 15원 이상 급등한 것은 극도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국지 분쟁을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외환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원자재 시장, 주식시장 등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가 급등+원화 약세, 수입 물가 부담 ‘이중고’
중동 불안은 곧 유가 상승으로 직결됐다. 원유 수출국인 이란과 산유국 운송 경로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이 전장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브렌트유와 WTI 가격은 각각 10~14% 수준까지 급등했다. 이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유가 상승은 곧바로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에너지·식료품·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정유사들은 이미 원유 수입 원가 상승에 따른 정제 마진 감소와 유통 비용 전가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는 특히 큰 부담이다. 원자재 수입단가가 상승하면 생산비용이 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도 쉽지 않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밖에 없다. 국민 실생활에서도 체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외환당국 대응 한계…FOMC·G7 결과 주목
시장 일각에서는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나, 개입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효과 역시 단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주 한국은행은 구두개입 성격의 메시지를 통해 시장 안정 의지를 강조했지만, 환율 상승세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한국 정부나 한국은행의 단독 대응보다는 국제 정치·경제적 이벤트가 향후 시장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이번 주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결과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FOMC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가 제시되거나, G7 회의에서 중동 사태에 대한 국제적 대응 방안이 구체화되면 환율 불안은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다. 반면, 불확실성이 이어지면 환율은 1,400원 돌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은 단순한 국지적 갈등이 아닌 세계 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외환시장 변동성에 취약한 국가에겐 더욱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융 불안이 맞물릴 경우, 경제 전반에 어떤 충격파가 가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 유가
중동 전운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스라엘-이란 간 전면전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환율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은 통화정책뿐 아니라 외교적 채널을 통한 리스크 완화 노력도 병행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