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우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감염병 공포가 다시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홍콩, 대만, 태국 등 동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최근 몇 주간 확진자와 입원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국내에서도 여름철 재유행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콩에서는 최근 한 달간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수가 30명을 넘어섰고, 확진율은 13%를 초과했다. 이는 1년 만에 최고 수치다. 대만에서는 응급실을 찾는 코로나19 환자가 일주일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태국 또한 하루 수만 명 규모의 신규 확진이 보고되고 있다. 중국 본토 역시 바이러스 양성률이 3월 7.5%에서 5월 16.2%로 상승하며 경고등이 켜졌다.
이에 따라 각국 보건 당국은 방역 수위를 다시 조정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사회적 거리두기 재도입을 논의 중이다. 공항, 대중교통, 병원 등 공공시설에는 체온 측정과 손 소독 등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되고 있다.
반면, 국내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중순 발표를 통해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유행 관련 특이 동향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5월 4일부터 10일까지 전국의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146명으로 전주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급성 호흡기 환자 중 차지하는 비율은 14%에 그쳤다.
코로나19 병원체 검출률도 2.8%로 6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한다. 특히 여름철 실내 활동 증가, 휴가철 인구 이동량 증가, 그리고 해외 입국자 증가 등을 고려할 때, 7~8월 사이 재유행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감염병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실제로 감염내과 전문가 A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계절적 요인을 타는 만큼, 여름철 환기 부족한 환경에서 급격히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고위험군의 감염은 위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전 예방과 대비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면역 저하자, 감염 취약 시설 입소자 등을 대상으로 한 2024–2025절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6월 30일까지 연장했다. 백신은 현재 중화권에서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재유행 가능성에 대비한 방어막으로 여겨진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시민 김영숙(가명, 72) 씨는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다시 코로나 얘기가 나와 걱정된다"며 "백신 맞으면 안심이 되니까 가족들과 함께 맞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병원과 보건소도 백신 예약과 접종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선 의료기관은 노인과 기저질환자의 예방접종을 적극 권유하며, 지역 보건소와 협력하여 방문 접종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여름철 재유행에 대비해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지침도 유동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또다시 전국을 뒤흔들 수 있는 대규모 유행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자발적 예방 수칙 준수가 필수적이다.
지금은 조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방심은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는 끝나지 않았다. 세계 곳곳에서 다시 불붙기 시작한 바이러스의 전선은 언제든 한국을 향할 수 있다. 감염병 대응의 본질은 ‘선제적 예방’에 있다. 다시 한 번, 경계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