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배우는 경영] “빛나는 성과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옥을 캐고 갈아야 비로소 보석이 된다

작은 기업들의 조용한 혁신 이야기

소비자가 모르는 ‘진짜 노력’을 들여다보다

“옥은 저절로 세상에 나오지 않는다.”

조선 정조의 저서 『홍재전서』에 나오는 성어 ‘옥부자출(玉不自出)’은 아무리 귀한 옥이라도 누군가 그것을 캐고, 다듬고, 갈아야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단순한 재능이나 가능성만으로는 아무것도 완성되지 않으며, 성실한 반복과 꾸준한 정성이 쌓일 때 비로소 가치가 드러난다는 이 메시지는, 오늘날의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여전히 강한 울림을 준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묵묵히 자기 철학을 지키며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과정’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땀과 시간을 투자하여 브랜드의 진정성을 완성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냈다.

 

디스이즈엔지니어링(THIS IS ENGINEERING)

서울의 기술 스타트업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은 드론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기업이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들은 ‘SHIFT’ 시리즈를 통해 1인용 정밀 드론 시장을 개척하며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이 기업은 “기술은 기능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수차례의 실험과 피드백 과정을 반복하며 제품을 다듬었다. 초기에는 전시회에 참가해 반응을 직접 수집하고, 사용자 의견을 적극 반영해 설계를 수정했다.

 

그 결과, 제품은 단순한 레저 도구를 넘어 구조 활동이나 산업 촬영에도 활용될 수 있는 다용도 드론으로 발전했다. 이 모든 과정은 ‘보이지 않는 노력’의 결과였다.
 

이들이 보여준 조용한 정진은, 누군가 원석을 캐고 다듬어야 비로소 옥이 되는 ‘옥부자출(玉不自出)’의 현대적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사진 출처: 무인양품의 정리된 선반에 놓인 제품들(수건, 노트, 생활용품 등) 이미지, 챗gpt 생성]

무인양품(MUJI), 절제의 미학으로 신뢰를 쌓다

일본의 무인양품(MUJI)은 화려한 광고도 없고, 브랜드 로고도 없다. 그러나 이 브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매출 또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무인양품의 철학은 “이것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미니멀리즘에 있다. 제품의 디자인은 단순하며, 과잉 포장을 지양하고, 기능 위주의 품질에 집중한다.

 

그들은 처음부터 ‘화려함’보다는 ‘본질’을 추구했다. 마케팅보다 제품 그 자체에 가치를 두었고, 생산 과정에서도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공정 개선과 소재 선택에 신중을 기했다.

 

무인양품은 브랜드의 성장을 요란하게 홍보하지 않는다. 그러나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연구하고, 그것을 제품에 담아낸다. 이처럼 긴 시간 동안 갈고 닦은 정성과 철학이 지금의 신뢰로 이어진 것이다.

 

왜 지금, ‘옥부자출’인가?

빠른 성과를 요구받는 시대다. 화려한 성공 스토리가 넘쳐나고, 단기간에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한 경쟁력은 ‘빨리’보다 ‘오래’ 갈 수 있느냐에 있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고, 고객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내부의 철학, 공정, 일상의 반복—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토대다.


‘옥부자출(玉不自出)’은 단지 동양의 고사가 아니다. 그것은 오늘날에도 통하는 기업의 생존 전략이며,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 가치다.

 

우리도 옥을 캐는 사람이다

성공은 결과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결과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이다. 오늘도 묵묵히 제품을 개선하고, 서비스를 점검하며, 자신만의 가치를 다듬고 있는 수많은 기업과 개인이 있다.

 

그들이 만든 ‘옥’은 언젠가 세상에 나와 빛을 발할 것이다. 그리고 그 옥은 결코 스스로 나온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묵묵히 다듬어온 노력의 결정체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당신이 오늘 묵묵히 갈고 있는 원석, 그것이 내일 누군가에게 빛나는 옥이 됩니다.”

 

 

 

 

작성 2025.05.14 09:34 수정 2025.05.1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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