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과학은 지난 400여 년 동안 급격한 성장을 보였다. 우리가 ‘혁명’이라 일컫는 사건 사건들은 이를 사유하고 발전시키는 데에 상당히 오랜 연속적 시간 투자가 지속하여 이륙한 결과이다. 가령, 농업 혁명은 사람들이 정착하고 마을을 형성해 문화를 창출해 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으며 이는 수천 년간의 귀납적 시도들로 도달한 당시 궁극의 생활 방식이다. 반대로 산업혁명 짧은 시간 내에 발전한 양상을 보였다.
15, 16세기 서구에서 일어났던 르네상스 운동은 고대 그리스 문화의 부활과 함께 과학의 부활도 가능하게 했다. 우리는 이를 산업 혁명 혹은 과학 혁명으로 부르기로 했다. 과학 혁명으로 과학의 발전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혁명의 기반이 될 수 있었던 것들을 과학에 포함하고 일부 도출된 결과들을 제외하는 초기 단계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인정된 것들은 다수 연역적인 실험을 동반한 이론들이었고,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도출된 귀납적 결과는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귀납적 탐구 방법도 지금은 ‘Inductive Inquiry’로서 정의되고 인정받지만, 고대에서의 양상은 ‘apocryphal’
하다는 이유로 배척당했다. 귀납적 결과들이 실체나 메커니즘은 없지만, 연역적으로 도출된 이론들보다 훨씬 일치 비율이 높은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과학, 근대 과학에서 인정해주는 조건, 과학의 단위체는 무엇이었고 지금은 무엇일까? 근대 과학은 ‘entity’,실체를 기본으로 한다. 이는 ‘mass’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현상을 일어나게 하는 정확한 ‘mechanism’을 시사한다.
다시 돌아와 환영받지 못한 고대 귀납의 총체라 일컫는 학문은 위상이 실상보다 낮은 양상을 보인다. 고대 귀납의 총체, 전통 의학이다. 전통 의학, 우리나라로는 한의학에 또한 고질적으로 ‘과학적이지 못하다’라는 비판이 계속된다. 이에 두 가지 반론을 통해 타파할 수 있다.
하나는 이들이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란 것이다. 혹은 ‘Intentional faculty’라 부를 수 있다. 의료, 의학은 과학적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의료, 의학은 사람을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둘 뿐이며, 이의 원리와 과정이 규명되는 양상을 보이는 양의학에 근거해 그와의 유사점을 갖지 못하는 것을 지적함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부작용이 없으며 방대한 데이터를 통한 귀납적 결론 도출이 온전한 이해 없이 기술력에 의해 동반될 때만 이어지는 양의보다 더 전인적 가치가 부각됨을 강조한다.
두 번째는 상대측과 더 논쟁을 벌일 수 있을 만한 주장이다. 오히려 한의학은 과학적이라며 근대과학에서 요구하는 실체와 메커니즘을 제시한다. 한의학에서는 장부와 경락이 생리학의 두 축을 이루고 있다. 그중 장부는 간, 심, 폐 등 해부학적 실체가 있기에 해부학과의 접점이 있다. 두드러지게 실체가 나와 있는 분야를 연구하는 Primo Vascular System은 FMRI연구, 신경학적 연구, 내분비학적 기전을 보이며 대응한다.
근대 과학은 관찰된 자연현상을 지난 400여 년간 과학과 철학을 통해 이론화한 학문이다. 한의학은 관찰된 임상 현상을 지난 2000년 동안 과학과 철학을 통해 이론화한 학문이다. 과학 발달의 400년의 세월 역시 이 2000년에 포함되어 있다. 한의학의 과학화는 기존의 한의학을 새로운 과학으로 탈바꿈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 발전의 자연적인 단계이다. 농업 혁명도 그랬듯이 귀납적 결과들은 생산적인 실체들의 도출에 지대한 기반을 마련함이 인류 발전에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귀납적으로 확인된다. 앞으로도 귀납 바탕의 학문을 더 수용하고 이를 시대적 흐름에 맞춰 과학화하는 데 대중이 낙관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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