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AI 시대, 판단권은 누구에게 있는가—2026 사회복지 공동학술대회의 핵심 의제

이용자 선택권과 현장 재량을 함께 묻는 학술대회

복지 행정 효율보다 설명 책임이 먼저다

기술 도입의 속도보다 통제 구조가 관건이다

이용자 선택권과 현장 재량을 함께 묻는 학술대회

 

2026년 10월 21일 현재, 사회복지 현장의 질문은 더 이상 인공지능(AI)을 쓸 것인가에 머물지 않는다. 이틀 뒤인 10월 23일부터 24일까지 숭실대학교에서 열리는 2026 사회복지 공동학술대회는 복지 현장이 AI를 어떤 기준으로 통제하고, 이용자와 종사자의 자율성을 어떻게 넓힐지를 정면으로 다룬다.

 

한국디지털사회복지학회(DTSW.ORG)가 맡은 세션의 제목은 '사회복지에서 어떻게 자율성을 확대하고 재구성하는 AI 전환을 이룰 것인가'다. 핵심 논제는 이것이다.

 

AI가 복지의 속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설명받을 권리와 거절할 권리, 현장 판단권을 좁히면 복지는 더 차갑고 불투명한 체계로 바뀐다. 이번 논의의 무게는 행사 규모보다 의제의 위치에서 나온다. 한국디지털사회복지학회가 공개한 2026년 10월 대회 안내에 따르면, 충북대학교 윤상용 교수는 '이용자 자율성 확대 및 재구성을 위한 AI 전환'을, 부산대학교 황보람 교수는 '종사자 자율성 확대 및 재구성을 위한 AI 전환'을 각각 발표한다.

 

좌장은 백석대학교 최명민 교수가 맡고, 한경국립대학교 김정현 교수, 중앙대학교 문영민 교수, 한양여자대학교 김현진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10월 23일(금) 개회식 직후에는 김용득 전임 회장이 '연결: 한국 복지의 다음 과제'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한다. 이 배치는 복지 AI 논의가 기계 성능의 문제가 아니라 권한 배분의 문제라는 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복지 현장에서 자율성은 추상어가 아니다. 기초생활보장 신청자가 자신의 소득·가구·질병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제출하고, 어떤 근거로 급여 여부를 통보받으며, 이의제기 절차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가 이용자 자율성의 실제 내용이다.

 

장애인 활동지원, 노인 돌봄, 아동보호, 정신건강 서비스에서도 사정(assessment)과 판정, 계획 수립 단계마다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다. 알고리즘(algorithm)이 위험 점수를 매기거나 우선순위를 정할 때 당사자가 그 판단의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면, 선택권은 서류상 권리로 밀려난다. 복지 제도가 돌봄을 제공하면서도 개인을 행정 데이터의 객체로 다루는 순간, AI 전환은 서비스 개선이 아니라 통제 강화로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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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사자 자율성 역시 단순한 직무 편의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복지사는 현장에서 말의 맥락, 가족관계의 긴장, 지역 자원의 빈틈, 당사자의 표정과 침묵까지 함께 읽어야 한다. AI가 상담 기록을 요약하고, 사례관리 일정을 배분하며, 위기 징후를 분류할 수 있다 해도 최종 개입의 책임은 여전히 사람에게 남는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책임은 사람에게 두면서 판단의 근거와 절차는 시스템이 잠식하는 구조다.

 

종사자가 시스템 권고를 거부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지 못하면, 전문성은 강화되지 않고 승인 버튼을 누르는 노동으로 축소된다. [필자 추가—원천 자료 외 조사] 국제기구의 논의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유네스코(UNESCO)가 2021년 채택한 '인공지능 윤리 권고'는 인간의 감독, 투명성, 책임성을 AI 거버넌스의 핵심 원칙으로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9년 채택한 AI 원칙 역시 사람 중심 가치와 공정성, 설명 책임을 강조했다. 이들 원칙을 복지 영역에 옮기면 기술 도입의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얼마나 빨리 선별하느냐보다 누가 설명하고, 누가 이의를 듣고, 누가 오류의 피해를 복구할지가 먼저 설계돼야 한다.

 

복지 행정 효율보다 설명 책임이 먼저다

 

이번 학술대회가 이용자와 종사자를 나눠 두 발표를 배치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국디지털사회복지학회 안내에 따르면 윤상용 교수 발표는 이용자 자율성에, 황보람 교수 발표는 종사자 자율성에 초점을 둔다.

 

두 축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용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려면 종사자가 제도와 기술 사이에서 판단할 여지가 있어야 하고, 종사자의 재량이 힘을 얻으려면 이용자의 권리와 동의 절차가 선명해야 한다.

 

복지 AI 설계에서 어느 한쪽만 강조하면 현장은 곧 균형을 잃는다. 이용자 권리를 앞세운다는 명분 아래 종사자에게 과도한 기록 노동을 떠넘기거나, 업무 효율을 내세워 이용자의 설명 요구를 번거로운 절차로 취급하는 방식은 모두 실패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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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도 있다. 복지 현장은 이미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을 겪고 있으니, AI를 먼저 도입해 행정 부담을 줄인 뒤 세부 윤리를 보완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현장의 피로를 현실적으로 짚는다.

 

그러나 복지에서는 초기 설계가 곧 권리의 경계가 된다. 선별 기준, 위험 점수, 자동 추천 절차가 한 번 기관 운영의 기본값으로 들어가면 당사자와 종사자는 그 틀을 바꾸기 어렵다. 비용 절감을 앞세운 도입은 단기 처리량을 늘릴 수 있으나, 오류 설명과 권리구제 비용을 뒤늦게 키울 수 있다.

 

복지 AI 논의에서 더 엄격한 잣대가 필요한 까닭은 대상자의 취약성 때문이다. 시장 서비스의 추천 오류는 불편이나 소비 손실로 끝날 수 있지만, 복지 판정의 오류는 생계, 주거, 돌봄, 안전과 직결된다.

 

특히 노인, 장애인, 아동, 이주민, 저소득 가구는 행정 언어와 디지털 절차에 접근하는 힘이 서로 다르다. 같은 AI 시스템이라도 누구에게는 빠른 접수 창구가 되고, 다른 누구에게는 설명 없는 배제 절차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복지 AI의 성과지표는 처리 건수나 응답 속도만으로 만들 수 없다.

 

이의제기 접근성, 오류 정정 시간, 당사자 동의의 질, 현장 종사자의 수정 권한까지 함께 측정해야 한다. 한국 사회복지의 장기 과제는 기술을 거부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복지국가가 다루는 욕구가 복잡해질수록 데이터 기반 판단과 반복 업무 자동화는 더 많이 요구될 것이다.

 

다만 AI 전환의 중심을 행정 효율에 두면 한국 복지는 오래된 문제를 새 기술로 포장하는 데 그칠 수 있다. 중앙 시스템은 빠르게 계산하지만 지역의 관계망과 개인의 생활사는 느리게 드러난다. 학술대회가 말하는 '연결'의 과제는 이 간극을 메우는 데 있다.

 

기술과 사람, 중앙 행정과 지역 실천, 권리와 책임을 서로 연결하지 못하면 AI는 복지의 언어를 빌린 관리 장치가 된다.

 

기술 도입의 속도보다 통제 구조가 관건이다

 

필자는 이번 대회의 핵심 메시지를 'AI 활용 확대'가 아니라 '복지 권한의 재배치'로 읽는다. 이용자는 데이터 제공자가 아니라 설명과 선택의 주체가 돼야 한다. 종사자는 시스템의 하위 실행자가 아니라 판단과 책임을 나누는 전문가로 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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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가 2026년 10월 숭실대학교에서 던질 질문은 그래서 단순한 기술 세미나의 의제를 넘어선다. 복지 AI 전환의 성패는 '얼마나 빠른 복지'가 아니라 '얼마나 설명 가능한 복지'를 먼저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 이 글은 한국디지털사회복지학회(DTSW.ORG)의 2026년 10월 안내 자료 '2026 사회복지 공동학술대회' 관련 공지를 참조해 작성했다. 원본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국제기구 원칙과 복지 현장 분석은 [필자 추가]로 구분한 해석이며, 개별 제도 적용 결과를 단정하지 않는다.

 

이 기사는 정보 제공과 사회적 토론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개인의 복지 신청, 급여 수급, 사회서비스 이용 결정을 대신하지 않는다. 사회보장기본법,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노인복지법, 아동복지법, 장애인복지법 등 관련 법령과 보건복지부·지방자치단체의 최신 고시 및 지침은 개정될 수 있다. 개인의 소득, 건강, 가구 구성, 거주지, 서비스 이용 이력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당사자는 해당 기관과 전문가 상담을 통해 공식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AI 기반 복지 서비스는 개인정보(personal data), 민감정보(sensitive data), 자동화 의사결정(automated decision-making)을 다룰 수 있어 윤리 검토와 권리구제 절차를 함께 갖춰야 한다. 기관은 알고리즘의 권고가 최종 처분처럼 작동하지 않도록 사람의 검토, 당사자 설명, 이의제기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 기사에서 언급한 학술대회 일정과 세션 구성은 한국디지털사회복지학회 안내에 근거한 것이며, 세부 운영은 주최 측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다.

 

FAQ

 

Q. 이번 학술대회는 일반 사회복지 종사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

 

A. 한국디지털사회복지학회 안내에 따르면 2026년 10월 23~24일 숭실대학교에서 열리는 공동학술대회는 이용자와 종사자의 자율성을 AI 전환의 핵심 의제로 다룬다. 이는 현장 종사자에게 기록 자동화나 상담 보조 기술을 넘어, 시스템 권고를 수정하고 설명할 권한을 어떻게 보장할지 묻는 논의다. 당장 개별 기관의 업무지침이 바뀐다는 공식 내용은 원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학계 논의가 축적되면 향후 사회복지사 보수교육 과정, 기관별 디지털 전환 지침, 윤리 규정 개정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관련 논의가 진전될수록 종사자가 AI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Q. 복지 이용자는 AI가 개입한 결정에 대해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A. 이용자는 자신에게 적용된 판단이 전적으로 사람의 결정인지, AI나 자동화 도구가 참고 자료로 쓰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복지 급여와 서비스는 생계·주거·돌봄 조건에 직접 연결되므로, 결정 사유서와 이의신청 절차, 개인정보 처리 내용을 담당 기관에 서면으로 요구하는 것이 안전하다. 원천 자료는 개별 복지 판정 절차를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아 권리구제 세부 방식까지 밝히지 않는다. 설명이 부족하거나 사실관계 오류가 있으면 해당 지방자치단체, 법률구조공단, 복지상담 창구를 통해 공식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노인, 장애인, 이주민 등 디지털 접근이 어려운 집단은 복지관이나 사회복지사에게 동행 신청 지원을 먼저 요청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

 

Q. AI 복지 논의에서 '인간 중심'은 무엇을 뜻하나

 

A. 인간 중심은 기술을 쓰지 말자는 뜻이 아니라, 기술이 사람의 권리와 전문적 판단을 대신하지 못하도록 경계를 세우자는 뜻이다. 이번 대회 안내는 AI 기술 변화 속에서 인간 중심 복지 가치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방안을 다룬다고 밝힌다. 복지 현장에서는 설명받을 권리, 동의와 거부의 선택, 종사자의 재량, 오류 정정 절차가 그 구체적 내용이 된다. 앞으로 기관이 AI 도구를 도입한다면 성능 검증과 함께 당사자 고지, 개인정보 보호, 사람의 최종 검토 체계를 문서로 남겨야 한다. 처리 속도만을 성과로 삼는 설계는 취약 집단에게 설명 없는 배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관 운영자와 정책 입안자 모두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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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21 05:30 수정 2026.10.21 05:30

RSS피드 기사제공처 : 전국인력신문 / 등록기자: 최현웅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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