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AI, 판단 오류 책임은 사람에게…윤리기준 확정

행안부, 공공성·형평성·투명성·책임성·안전성·프라이버시 6대 가치

68개 점검 항목·3단계 자율점검…AI 판단에 사람이 검토·개입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주민센터에 복지 급여를 신청했는데, 대상자 선정 심사를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이 했다면 어떨까. 결과가 이상하다고 느꼈을 때 누구에게 따져 물어야 할까. 민원 상담 챗봇부터 위험 예측까지 공공기관의 AI 활용이 빠르게 늘면서 이런 질문은 더 이상 가정이 아니다.

 

그렇다면 공공기관이 AI를 쓸 때 꼭 지켜야 할 기준은 무엇일까. 행정안전부는 공공부문에서 신뢰할 수 있는 AI 활용을 위한 '공공부문 인공지능 윤리기준'을 최종 확정했다고 10월 1일 밝혔다. 2025년 11월 초안을 마련한 뒤 관계기관과 학계 전문가의 검토와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한 것으로, 공공부문만을 위한 AI 윤리기준이 정부 차원에서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국민·행정·기술 세 관점에서 정한 6대 핵심가치

 

이번 윤리기준은 행정 혁신 촉진과 국민 신뢰 구축을 목표로 국민·행정·기술의 세 관점에서 6대 핵심가치를 정했다. 국민 관점에서는 공공 AI를 공공의 이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제공한다는 '공공성',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고 차별 없이 제공한다는 '형평성'을 담았다.

 

행정 관점에서는 AI 도입과 활용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투명성', 책임 주체를 명확히 정하고 제도적 기준에 따라 활용하는 '책임성'을 뒀다. 기술 관점에서는 국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안전하게 운영하는 '안전성',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프라이버시 보호'가 포함됐다.

 

행안부에 따르면 주요 국가와 국제기구가 AI 윤리 지침을 내놓았고,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사회 전 영역에 적용할 '인공지능 윤리원칙'을 제정했다. 이번 기준은 그 바탕 위에서 공직사회에 맞게 구체화한 것으로, 국정과제인 '세계 최고 AI 민주정부 실현'의 실천과제 가운데 하나로 추진됐다.

 

● 68개 점검 항목과 3단계 자율점검 체계

 

이번 기준의 특징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점검표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행안부는 6대 가치를 바탕으로 공공 업무의 특성에 맞춘 68개의 세부 점검 사항을 도출했다. 공직자가 업무를 하면서 AI 윤리를 스스로 점검하고 고쳐 나갈 수 있는 실무 지침의 성격을 갖는다.

 

또 각 기관이 서비스의 AI 활용 수준에 따라 기준을 달리 적용하도록 '3단계 자율점검 체계'를 도입했다. 1단계 '적용'은 기초 활용, 2단계 '응용'은 의사결정 지원, 3단계 '융합'은 자율결정 기반 서비스에 해당한다. 단순 문서 요약에 쓰는 AI와 행정 판단을 돕는 AI에 같은 잣대를 들이대지 않겠다는 뜻이다.

 

행안부는 기준이 실제로 작동하도록 공공부문 종사자를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새로 등장하는 윤리 이슈를 조기에 파악해 점검 사항에 반영하는 환류 체계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복지 선정·인허가에 AI 쓰면 최종 책임은 사람

 

국민 생활과 가장 직결되는 대목은 '책임성' 기준이다. 행안부는 AI가 행정 의사결정을 지원하거나 직접적인 판단에 쓰이는 경우에도 최종 책임과 통제가 사람에게 있음을 분명히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복지대상자 선정, 인허가, 위험예측처럼 국민의 권리와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업무에서 AI가 잘못 판단했을 때 누가 확인하고 책임지는지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I 서비스의 기획부터 제공까지 전 과정의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고, AI의 판단과 결정을 사람이 검토하고 개입할 수 있는 인적 감독 체계와 사후관리·피해구제 체계를 마련하도록 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AI가 행정 혁신의 핵심 동력이 되는 만큼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신뢰를 확보할 윤리적 토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기준과 68개 자율점검 항목을 통해 공공분야 전반에 AI 윤리가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독자 입장에서 이번 기준은 앞으로 공공기관의 AI 판단에 대해 '사람의 검토를 요구하고 피해를 구제받을 길'이 제도적으로 마련된다는 의미가 있다. 공공기관이나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AI 도구를 업무에 쓸 때 스스로 점검해야 할 항목이 생긴 셈이며, 자녀에게는 AI를 쓰더라도 결정과 책임은 사람의 몫이라는 원칙을 가르칠 좋은 사례다. 다만 자율점검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는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까지 어떤 일정으로 적용되는지, 기준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떤 조치가 따르는지는 이번 발표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출처: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2026년 10월 1일

작성 2026.10.04 19:12 수정 2026.10.0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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