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한식 디렉터 장윤정]이 전하는세계 요리의 유래 일본 장어덮밥 '우나기동', 무더위를 이겨낸 에도의 보양식

에도 시대 서민들의 지혜가 만든 여름철 별미

장어와 간장의 만남이 일본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다

'도요노우시노히' 문화와 함께 이어진 200년의 전통

사진 미식 1947

 

 

 

일본을 대표하는 보양식 가운데 하나인 우나기동(うなぎ丼)은 따뜻한 밥 위에 숯불에 구운 장어를 올리고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간장 소스를 발라 완성하는 요리다. 부드러운 식감과 깊은 감칠맛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 시작에는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려는 서민들의 지혜가 숨어 있다.

 

우나기동의 뿌리는 에도 시대(1603~1868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에서는 장어가 영양가 높은 생선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여름철에는 장어 판매가 부진했다. 더운 날씨 탓에 사람들의 입맛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 일본의 유명한 학자 히라가 겐나이(平賀源内)다. 전해지는 이야기에는 장어 가게 주인이 여름철 손님이 줄어 고민하자, 겐나이가 가게 앞에 '오늘은 도요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 장어를 먹는 날'이라는 문구를 써 붙이도록 조언했다고 한다. 이후 사람들은 더위를 이겨내는 보양식으로 장어를 찾기 시작했고, 이 풍습은 전국으로 퍼져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장어를 여름 보양식으로 먹었다는 기록은 그 이전에도 존재한다. 따라서 많은 음식사 연구자들은 히라가 겐나이가 장어 문화를 처음 만든 인물이라기보다, 이미 존재하던 풍습을 널리 알린 마케팅의 선구자로 평가한다.

 

초기의 장어는 꼬치에 꿰어 단순히 구워 먹는 방식이 많았다. 그러나 에도 지역에서는 장어를 한 번 찐 뒤 숯불에 다시 구워 부드러운 식감을 살리는 조리법이 발전했다. 여기에 간장, 미림, 설탕을 졸여 만든 진한 양념을 여러 차례 덧발라 구우면서 특유의 윤기와 감칠맛이 완성되었다.

 

'우나기동'이 탄생한 것은 그보다 조금 뒤의 일이다. 바쁜 상인과 노동자들이 장어와 밥을 따로 먹기보다 한 그릇에 담아 간편하게 먹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형태가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장어에서 흘러내린 달콤한 양념이 밥에 스며들며 더욱 깊은 풍미를 내자, 우나기동은 금세 일본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사진 미식 1947'우나기동'

 

 

또한 일본에는 지역마다 장어를 굽는 방식이 다르다. 간토 지방은 장어를 한 번 찐 뒤 굽기 때문에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특징이며, 간사이 지방은 찌지 않고 바로 숯불에 구워 더욱 고소하고 바삭한 풍미를 살린다. 같은 장어덮밥이라도 지역의 식문화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오늘날 우나기동은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 음식이자 여름철 보양식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매년 '도요노우시노히'가 되면 전국의 장어 전문점에는 긴 줄이 이어질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장어를 찾는다.

 

한 그릇의 우나기동에는 에도 시대 서민들의 실용적인 식문화와 계절을 이겨내려는 생활의 지혜, 그리고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일본의 전통이 담겨 있다. 단순한 덮밥이 아니라 계절과 건강, 그리고 음식문화가 어우러진 일본 미식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작성 2026.09.05 23:30 수정 2026.09.05 23:30

RSS피드 기사제공처 : 미식1947 / 등록기자: 장윤정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