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으로 매일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비행기를 타도 괜찮을지, 약은 얼마나 가져가야 할지, 여행지에서 몸이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앞설 수 있다.
만성질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외여행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평소 건강상태와 복용약, 여행지의 감염병 위험 등을 출국 전에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31일 공개한 ‘여행의학 클리닉의 모든 것’을 통해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등이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 여행의학 클리닉에서 출국 전 종합적인 건강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여행의학 클리닉’에서는 무엇을 상담할까
여행의학 클리닉은 해외여행을 앞둔 사람이 여행지와 건강상태에 맞는 의학적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준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 대학병원 등에 개설돼 있으며 의료기관에 따라 ‘여행자 클리닉’, ‘여행상담 클리닉’ 등의 이름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특히 만성질환자나 고령자가 여행하는 경우에는 현재 건강상태와 여행 일정 등을 고려해 필요한 주의사항을 미리 상담할 수 있다.
여행지에 따라 필요한 예방접종이나 감염병 예방수칙도 달라질 수 있다. 말라리아·뎅기열 등 모기 매개 감염병이나 A형간염 등 여행지에서 주의해야 할 감염병이 있는지도 출국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청은 여행의학 클리닉을 가급적 출국 4~6주 전, 늦어도 2주 전에는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안내한다.
매일 먹는 약, 여행기간보다 여유 있게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으로 매일 약을 복용한다면 여행 중 복용할 약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행기간에 맞춰 필요한 약을 준비하되 항공편 지연이나 일정 변경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비해 여유분을 챙기는 것이 좋다.
처방약을 임의로 다른 약으로 바꾸거나 여행 중이라는 이유로 복용을 중단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시차가 큰 국가로 이동한다면 평소 복용시간을 어떻게 조정할지 의료진과 미리 상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약은 여행용 가방 여러 곳에 무분별하게 나누기보다 원래 용기나 포장을 유지하고 처방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해외에서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 자신이 앓고 있는 질환과 복용약의 이름·용량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필요한 경우 영문 처방전이나 진단서가 필요한지 출국 전에 의료기관과 여행 국가의 관련 규정을 확인할 수 있다.
중요한 약은 위탁수하물보다 기내수하물에
매일 복용해야 하는 중요한 약을 모두 위탁수하물에 넣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수하물이 지연되거나 분실되면 현지에서 필요한 약을 제때 복용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 중 반드시 필요한 의약품은 기내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휴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인슐린 주사처럼 보관이나 기내 반입에 특별한 준비가 필요한 의약품은 항공사와 여행 국가의 규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약의 보관조건도 살펴야 한다. 고온이나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냉장 보관이 필요한 의약품을 사용한다면 여행 중 적절한 보관방법을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비행에서는 가만히 앉아 있지 않기
유럽이나 미주처럼 장시간 비행해야 하는 여행에서는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장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다리 정맥의 혈류가 느려지면서 혈전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고령자나 혈전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장거리 비행에서는 가능한 범위에서 주기적으로 일어나 걷거나 앉은 자리에서 발목과 다리를 움직이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지나친 음주는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혈전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이 의료용 압박스타킹이나 약물 사용을 고려한다면 임의로 결정하기보다 출국 전에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행지 감염병은 출국 전에 확인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도 여행하는 국가에 따라 감염병 위험은 달라진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해외여행에서 콜레라와 A형간염 같은 수인성 감염병, 말라리아와 뎅기열 같은 모기 매개 감염병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여행 전 필요한 예방접종과 예방약을 확인하고 여행 중에는 손 위생과 안전한 음식·물 섭취, 모기와 동물 접촉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예방접종은 접종 후 면역이 형성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거나 여러 차례 접종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출국 직전에 확인하기보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부터 준비하는 편이 좋다.
귀국 후 발열·설사 있다면 여행지역 알려야
여행이 끝났다고 건강관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질병관리청은 해외여행 후 발열이나 설사, 구토, 황달, 피부 이상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필요한 경우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에 상담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을 때는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과 방문 국가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지역과 기간은 감염병 가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자는 여행 후 평소와 다른 건강 이상이 나타나거나 기존 질환이 악화됐다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만성질환보다 중요한 것은 ‘준비 없는 여행’ 피하기
나이가 들었다거나 만성질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해외여행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여행을 떠나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평소 복용하는 약을 충분히 준비하고, 여행지의 감염병 위험과 필요한 예방접종을 확인하며, 장거리 이동이나 시차가 건강에 미칠 영향도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여러 만성질환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최근 건강상태에 변화가 있었다면 출국 전 주치의 또는 여행의학 클리닉에서 상담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여행의 즐거움을 오래 이어가기 위한 준비는 항공권과 숙소 예약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여행지에 맞는 건강계획을 세우는 것 역시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한 중요한 준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