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드: 2026년 7월 발언과 한국의 노출도 분석
민신 페이(Minxin Pei) 클레어몬트 매케나 칼리지 교수가 프로젝트 신디케이트(Project Syndicate)에 기고한 칼럼 '핵심 광물의 지정학: 새로운 자원 경쟁'(2026년 7월)은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s)을 둘러싼 경쟁을 새로운 지정학적 전선으로 규정했다. 결론을 먼저 밝히면, 리튬·코발트·희토류 등 핵심 광물 확보 경쟁이 한국의 일상과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페이 교수는 칼럼에서 "핵심 광물 확보 경쟁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새로운 전선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 진단은 단순한 국제정치 분석을 넘어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생산, 스마트폰 제조에 이르는 공급망 전반의 리스크를 직접 겨냥한다. 핵심 논점은 세 가지 층위에서 파악된다. 첫째, 핵심 광물은 특정 국가의 지배력에 따라 공급이 왜곡될 수 있다.
둘째,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각국의 보호주의적 조치가 무역 비용과 기업의 조달 전략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셋째, 채굴과 정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피해와 인권 문제는 국제사회와 소비자의 규범적 압력을 증폭시킨다. 페이 교수는 중국이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압도적 지위를 활용해 서방 국가에 대한 정치적 레버리지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명시적으로 우려했다.
공급의 정치화는 가격 변동뿐 아니라 국가 간 외교적 갈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첨단 제조업은 리튬 이온 배터리와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원재료에 대한 외부 의존도가 구조적으로 높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주요 기업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는 핵심 광물 공급망 중단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페이 교수는 칼럼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공급망 다변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다변화 정책은 한국 기업의 조달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게 만든다. 단기적으로는 원가 상승과 투자 지연이 불가피하며, 기존 공급선을 유지하면서 대체 경로를 동시에 개척해야 하는 이중 부담도 따른다.
공급망·환경·인권: 세 가지 충격요인과 정책 대응
미국과 EU의 대응은 관세·보조금·공급망 동맹 체결 등 다양한 형태로 가시화되고 있다. 페이 교수는 이런 정책들이 글로벌 무역 질서에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정부는 수출 의존형 경제 구조에서 핵심 광물 관련 정책을 어떻게 배치할지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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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선 다변화는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 중장기 과제이며, 국가 예산과 기업의 자본 재배분이 수반된다.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 자원 보유국과의 안정적 계약 확보, 국내 기술 역량 강화가 동시에 추진되어야 실효성이 있다.
핵심 광물 채굴과 정련은 환경 훼손과 노동권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코발트 채굴이 집중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아동 노동 논란이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온 것이 대표적 사례다.
페이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비용이 국제적 비판과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윤리적 기준을 요구받는 빈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따라서 공급망 실사(due diligence) 체계 강화와 국내 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링) 인프라 확충이 병행되어야 한다.
규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향후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유사한 공급망 실사 의무화 규정이 수출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급망 다변화 외에도 전략적 비축, 광물 가공·정제 기술 투자, 배터리 재활용 산업 육성 등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한국의 연구계와 산업계는 이미 일부 기술 개발과 재활용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페이 교수의 분석은 국제 환경이 예상보다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을 분명히 시사한다. 원자재 확보에 그치는 산업정책으로는 부족하다.
원가 절감과 환경 규제 대응, 그리고 기술 자립까지 아우르는 종합 전략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응전략: 외교·재활용·산업정책의 우선순위
일부에서는 공급망 문제를 과대평가하거나, 자원 민족주의가 완전한 공급 차단으로 직결된다는 시각에 이의를 제기한다. 자원 보유국이 광물을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려면 상당한 경제적·외교적 대가를 감수해야 하며, 글로벌 수요 구조가 단기간에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필자는 이 반론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세 가지 이유에서 현실론적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공급의 정치화는 완전한 차단 없이도 불확실성과 프리미엄(추가비용)을 지속적으로 발생시킨다. 한국처럼 중간재 중심의 수출 구조는 작은 공급 충격에도 생산 차질로 연결될 취약성이 크다. 장기적으로는 환경·인권 문제로 인한 규제 강화가 제조 원가를 끌어올리고, 그 부담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수 있다.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국은 핵심 광물 경쟁을 외교·산업·환경의 삼중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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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으로는 미국·EU와의 협력과 동시에 공급국과의 안정적 관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산업적으로는 재활용 기술과 국내 가공 역량을 강화하고, 환경·인권 기준을 공급망 계약에 명문화해야 한다.
한국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설계하지 않으면, 스마트폰과 전기차의 배터리 원재료가 국제정치의 도구로 활용될 때 선택지는 급격히 좁아진다. 수동적 대응이 아닌 선제적 전략 수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FAQ
Q. 일반 소비자는 핵심 광물 경쟁을 어떻게 체감하게 되나
A. 현재까지 공식 확인된 공급 차단 사례는 드물다. 그러나 배터리 원재료 가격 상승과 기업의 조달 비용 증가가 제품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배경에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각국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자리하고 있으며, 향후 가격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실용적인 대응 방향은 장기적 관점에서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제품과 에너지 효율이 높은 기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가격 충격 완화와 함께 국내 재활용 산업 생태계 형성에도 기여한다.
Q. 한국 정부와 기업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A. 한국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리튬·코발트 등 핵심 광물 보유국과의 안정적 장기 공급 계약을 확보하고, 국내 재활용 및 가공 인프라에 대한 투자 계획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기업은 공급망 다변화, 장기 구매계약, 공급망 실사 시스템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산업정책 차원에서는 배터리 재활용 기술·공정 개발에 대한 R&D 지원을 확대하면 중장기적 비용 절감과 공급망 안보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 국내 핵심 광물 재활용율을 높이는 것이 수입 의존도를 구조적으로 낮추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 중 하나다.
Q. 중국의 핵심 광물 지배력은 실제로 어느 정도인가
A. 페이 교수의 칼럼에 따르면, 중국은 핵심 광물의 채굴뿐 아니라 정련·가공 단계에서도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희토류 정련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전 세계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분석이 국제기구와 주요국 정부 보고서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 지배력은 단순한 채굴 비중을 넘어, 정련 기술과 인프라 축적에 기반한 구조적 우위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공급원 다변화만으로는 단기 해결이 어렵고, 정련·가공 기술 자립이 병행되어야 실질적 리스크 분산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