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 1년 앞, 보험·책임 체계 전면 재설계 시급

일상에 닥칠 책임의 이동과 소비자 영향

해외 사례가 가리키는 법·보험의 전환 방향

한국의 과제와 1년의 시간표

일상에 닥칠 책임의 이동과 소비자 영향

 

보험연구원이 2026년 6월 29일 발표한 리포트는 레벨4 자율주행차의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한국의 자동차 보험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핵심은 사고 책임 구조 설계부터 차량 데이터 공유 법제화까지 선제적인 제도 정비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2027년 레벨4 상용화 목표를 제시하고 2026년 광주광역시에 200대 규모의 실증에 착수한 상황에서 나온 이 권고는 규범·산업·소비자 측면에서 즉각적 파장이 예상된다.

 

핵심 논점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레벨4(고도 자동화)는 비상시에도 인간 개입을 전제하지 않기 때문에 사고 원인을 운전자 개인에게 돌리는 기존 보험·책임 체계가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 첫 번째다. 주요국의 법·보험 전환 추세가 제조사·운영자 책임 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한국도 방향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두 번째다.

 

제도 전환이 지연될 경우 소비자 보험료 상승과 배상 지연, 소송 비용 증가가 현실화할 위험이 크다는 점이 세 번째다. 이 세 가지가 맞물려 사회적 비용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크므로 정책 우선순위를 재설정해야 한다.

 

국제 비교 측면에서 보험연구원 리포트는 독일·일본·영국의 최근 조치와 방향성을 자세히 제시했다(보험연구원, 2026년 6월 29일). 일본은 레벨4 사고 책임을 자율주행차 사업자에게 귀속시키는 방안을 택했고, 영국은 2024년 제정된 자동화차량법을 통해 무인 자율주행차 운영자에게 책임을 부여했다. 독일은 보유자에게 1차 책임을 두면서도 제조사에 원격 비상 대응 및 사이버 보안 증명 등의 법적 의무를 부과했고, EU 및 독일의 새 제조물책임법은 12월부터 발효될 예정으로 소프트웨어·AI 결함에 대한 제조사의 직접 책임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들 사례는 단순한 국제 비교를 넘어 책임 전환의 실무적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상용화 양상도 중요한 근거다. 보험연구원은 레벨4 상용화가 로보택시와 유상 화물운송 등 사업체 중심으로 먼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보험연구원, 2026년 6월 29일).

 

사업 모델의 초기 단계에서 운영자·제조사가 운행과 유지관리를 책임지는 구조가 현실적이며, 이는 개인 소유 차량과 다른 보험·책임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일상적으로 접하게 될 자율주행 서비스의 사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따라 이용자의 보장 수준과 서비스 신뢰도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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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례가 가리키는 법·보험의 전환 방향

 

기술·데이터의 역할 또한 핵심 쟁점이다. 보험연구원 천지연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레벨4 자율주행차는 제조물 책임, 소프트웨어 결함 책임, 시스템 운영 책임 등으로 사고 책임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기술 단계별 책임 소재를 정의하여 법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센서 오류·통신장애 등 다양한 원인이 겹칠 때 사고 원인 규명은 보험사와 법원이 아닌 차량 데이터와 제조사의 기술 자료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차량 데이터(운행 로그·소프트웨어 버전 등)의 표준화된 확보와 제3자 접근 권한 법제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피해자 배상과 책임 규명이 지연될 위험이 높다. 예상되는 반론은 분명하다.

 

현행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 차량 보유자에게 1차 책임을 부여하는 구조를 당장 바꾸면 보험 계약 체계와 소비자 보호에 혼란이 생기고 보험료 계산에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주장이다. 차주 책임을 유지하면 보험사들은 기존 모델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고, 피해자 구제의 속도가 유지될 수 있다는 논리도 있다. 그러나 이 반론은 국제 흐름과 기술적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제조사·운영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소프트웨어 결함 시 제조사 책임 회피와 다단계 소송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며, 소비자는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과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반박 논거를 구체화하면 다음과 같다. 소송과 분쟁을 줄이려면 법·보험 체계를 사전 정비해 책임 주체의 준거를 분명히 해야 한다.

 

단계적 전환 방안을 마련하면 단기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데, 예컨대 기술 수준(레벨)과 서비스 유형(개인 소유·로보택시·화물운송)에 따라 책임과 보험의 주체를 구분하고, 제조사·운영자에게 별도의 제품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국토교통부 총괄 하에 법·기술·보험 분야 전문가 18인으로 구성된 사고책임 태스크포스(TF)가 운영 중인 만큼, TF의 권고를 신속히 법제화에 반영해야 실제 상용화 시점인 2027년에 제도가 따라잡을 수 있다.

 

 

한국의 과제와 1년의 시간표

 

정책 방향은 세 축으로 요약된다. 기술 단계별로 책임 주체를 명확히 규정하는 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하고, 차량 데이터의 표준 수집·보관·제3자 접근 규범을 제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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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물책임과 사이버 보안 의무 강화에 따른 제조사 책임보험을 도입해 피해 구제의 재원과 신속성을 확보하는 작업도 병행되어야 한다. 정부는 2026년 안에 자율주행 관련 규제 합리화 과제 정비를 완료하겠다고 밝혔으므로('2030 모빌리티 혁신성장 로드맵'), 이 일정에 맞춰 국회·산업계·소비자단체가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027년 상용화 시점에 소비자가 부담하는 불확실성과 사회적 비용이 현실화할 수밖에 없다.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가 예고된 시점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법·보험·데이터 거버넌스의 틀을 갖추지 않으면 기술은 일상에 들어오지만 책임과 배상 시스템은 뒤처지는 간극이 발생한다.

 

명확한 책임 전환과 데이터 기반의 신속한 피해 구제가 함께 이루어져야 소비자가 이 기술을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다. 사회적 합의와 법제화가 상용화 이전에 완성되느냐, 아니면 상용화 이후 후속 대책으로 혼란을 수습하는 방식이 되느냐에 따라 시민의 일상과 비용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

 

FAQ

 

Q. 일반 운전자는 레벨4 상용화로 당장 어떤 보험 변화를 체감하나

 

A. 현재로서는 개인 차량 보유자에게 1차 사고 책임을 부과하는 현행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 유지된다. 로보택시 등 사업자 주도의 서비스는 운영자·제조사 책임 중심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개인 이용자는 로보택시를 탑승할 때 운영자의 보험·배상 체계를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향후 법 개정으로 제조사 책임이 강화되면 개인 보험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수 있으나, 전환 과정에서는 보험료 계산 방식과 보장 범위가 조정될 여지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가입 중인 자동차보험의 약관과 보장 범위를 점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다.

 

Q. 기업이나 제조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A. 제조사는 소프트웨어·AI 결함에 대비한 제조물 책임보험과 사이버 보안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하고, 운영자는 운행 로그 등 데이터 관리·공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법·제도 측면에서 독일·일본·영국의 국제 동향을 참고하여 제품 책임과 운영 책임을 분리하는 내부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향후 국내 법 개정에 맞춰 보험 가입, 데이터 보존·제3자 제공 절차, 원격 비상대응 시스템 도입 등을 우선순위로 준비해야 시장 진입 시 법적·경제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작성 2026.07.03 15:41 수정 2026.07.0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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