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형 국제조정센터(KIMC) 이사장, 외국인 첫 샤먼대학 첸안국제법학석좌교수 위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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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국제 분쟁 해결과 국제경제법 분야의 권위자인 박노형 국제조정센터(KIMC) 초대 이사장(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이 중국 법학계의 최고 권위 중 하나인 샤먼대학교 ‘첸안 국제법학 석좌교수’로 위촉됐다. 외국인 학자가 이 석좌교수로 위촉된 것은 박 이사장이 처음이다.
박 이사장은 위촉과 함께 지난 6월 2일부터 5일까지 중국 푸젠성 샤먼시 샤먼대학교에서 ‘인공지능(AI) 규제와 국제법의 최신 쟁점’을 주제로 세 차례의 초청 학술세미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특강은 급변하는 글로벌 AI 규제 환경 속에서 한국, 유럽연합(EU), 국제법 체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교하게 짚어내 현지 학계와 후학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박 이사장이 석좌교수로 위촉된 샤먼대학(厦門大學)은 중국 정부가 세계적인 명문대 육성을 위해 추진한 ‘985공정’ 및 ‘211공정’에 모두 포함된 최상위권 명문 국립대학이다. 그중에서도 샤먼대학 법학원은 국제경제법학 분야에서 중국 내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명문 법과대학이다. 중국 교육부의 전국 대학 학과 평가에서도 최상위권(10위)을 기록할 만큼 국제법 및 경제법 연구에 특화된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하고 있어, 박 이사장의 이번 석좌 위촉과 강연의 무게감을 더한다.
글로벌 AI 법제도의 핵심을 찌른 학술 세미나 진행
박노형 이사장은 나흘간 진행된 강연을 통해 AI 기술 발전이 국제 상사조정, 기업 비즈니스, 그리고 군사·민간 이중용도(Dual-use) 영역에 미치는 영향과 법적 규제 프레임워크를 심층 분석했다.

첫날인 6월 2일 오전에는 ‘국제 상사조정에서 AI의 활용: EU AI 법안과 《싱가포르 조정협약》의 연계’를 주제로 포문을 열었다. 박 이사장은 최근 통과된 EU AI 법안의 고위험 AI 시스템 범위와 이에 따른 규제 의무, 법적 위험 등을 면밀히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분쟁 해결의 핵심 축인 《싱가포르 조정협약》과의 연계성을 바탕으로, 향후 국제 상사조정 분야에서 AI 기반 조정이 가질 수 있는 정당성과 발전 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했다.
이어 6월 4일에는 기업과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규제가 적을수록 비즈니스에 더 유리할까?: 한국 AI 기본법과 EU AI 법안의 비교’ 강연을 진행했다. 박 이사장은 한국의 친기업적 AI 규제 모델과 EU의 엄격한 위험 기반 규제 모델을 날카롭게 비교 분석했다. 특히 그는 규제 수준이 지나치게 낮은 것이 기업에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법적 예측가능성을 약화시키고 기업의 컴플라이언스(법적 준수)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 현지 학계의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세미나 마지막 날인 6월 5일 오후에는 군사와 민간 영역을 넘나드는 ‘이중용도(Dual-use) AI 규제의 일관성 보장: 국제인도법과 민간 규제 프레임워크의 연계’라는 무게감 있는 주제를 다뤘다. 박 이사장은 현재 민간 AI 거버넌스와 국제인도법상의 군사적 규제 사이에 존재하는 단절과 공백을 짚어냈다. 아울러 두 체계가 공유하는 공통의 인류적 원칙을 바탕으로, 군사와 민간 분야 모두에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통합적인 글로벌 AI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안하며 나흘간의 릴레이 특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중국 국제경제법의 거목 ‘첸안 교수’ 이름 판 석좌… 첫 외국인 석좌교수
이번 석좌교수 위촉은 중국 국제경제법학의 태두이자 학계의 거목으로 존경받는 첸안(陈安) 샤먼대 교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시작됐다. 첸안 교수가 80세를 맞이한 지난 2009년에 제정되었으며, 전적으로 중국 학자 중심으로 운영되다 박노형 이사장이 최초의 외국인 석좌교수로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박 이사장은 이번 위촉에 대해 "중국식 제도 속 타이틀일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학문적·개인적으로 매우 뜻깊고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번 방문은 박 이사장에게 20년 전의 기억을 소환하는 특별한 여정이었다. 박 이사장은 20여 년 전 한국국제경제법학회를 창립한 직후, 한·중 학회 간의 교류 물꼬를 트기 위해 당시 중국국제경제법학회 초대 회장이었던 첸안 교수를 만나러 샤먼을 방문한 바 있다. 이번이 그의 생애 두 번째 샤먼 방문이다.
박 이사장은 "올해 97세의 고령이 되신 첸안 교수님을 다시 뵙게 되었는데, 여전히 건강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라며 "지금도 후학들의 논문을 직접 읽고 평가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학자로서 큰 귀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학계 관계자는 "박노형 이사장의 이번 석좌교수 위촉과 AI 국제법 특강은 한·중 법학계의 학술 교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특히 최근 글로벌 화두인 AI 거버넌스 논의에서 한국 학자가 중국 최고 수준의 대학에서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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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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