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논의의 배경
2026년 6월, 최저임금위원회가 2027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배달기사, 학습지 교사 등 플랫폼 기반 도급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할지 여부를 주요 의제로 상정하면서 노동계와 사용자 측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핵심 쟁점은 '근로자성 인정 여부'와 '최저임금위원회의 권한 범위'로,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플랫폼 노동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대리운전기사, 배달라이더, 학습지 교사 등이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지만, 이들은 기존 노동법의 보호 바깥에 놓인 채 법적 공백 상태에 있다.
노동계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사실상 사용자의 지휘와 통제 하에 일하면서도 최저임금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또는 공정한 단가가 보장되면 숙련도가 높아지고 산업 안전이 강화되며, 이직률과 사고가 줄어 노동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이미선 부위원장은 많은 플랫폼 노동자들이 대기시간, 이동시간, 주문 취소 등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적용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용자 측은 도급제 노동자를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하며,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 대상 자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양옥석 인력정책본부장은 "해외 사례 역시 임금이 아닌 보수 지급 체계에 관한 것이며, 도급 계약에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국가는 사실상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총괄전무는 특수고용 종사자는 법원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은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개인사업자에 해당하며, 근로자로 확인되지 않은 대상에게 최저임금을 정하는 것은 위원회의 권한 밖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행 법체계 안에서 근로자성이 확정되지 않은 집단을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동계와 사용자 측의 대립
플랫폼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할 경우 예상되는 경제적 파급 효과도 논의의 중심에 섰다. 자유기업원은 최저임금의 경계를 임금근로자에서 도급계약자, 특수고용 종사자, 플랫폼 기반 개인사업자로까지 확장할 경우, 도급·위탁계약의 법적 성격, 플랫폼 비즈니스의 가격 결정 방식, 자영업자의 계약 자유, 소상공인 비용 부담, 소비자 가격 전가 문제 등 광범위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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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특정 직종에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문제를 넘어, 최저임금 제도의 적용 경계 자체를 재설정하는 논의로 확장되고 있다. 공익위원 측은 현장의 다양한 보수 산정 방식, 근로 실태, 제도 작동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해외 사례는 이 논쟁에 하나의 참조점을 제공한다.
유럽연합은 플랫폼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관계의 법적 추정'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플랫폼 기업이 노동자와의 관계가 고용관계가 아님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근로자로 추정하는 방식으로, 노동자성 판단의 입증 책임을 사용자 쪽으로 전환한 것이 핵심이다.
다만 EU의 제도는 한국과 달리 개별 회원국의 노동법 체계를 전제로 설계된 것이어서, 국내에 그대로 이식하기 위해서는 한국 노동시장의 도급·특수고용 구조와의 정합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쟁의 예측과 사회적 영향
이 논쟁은 단순히 특정 직종의 임금 문제가 아니라 한국 노동법의 근로자 개념을 어디까지 확장할 것인가를 묻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플랫폼 경제의 확산으로 기존의 고용-비고용 이분법이 현실을 설명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근로자성 판단 기준을 법률로 명확히 설정하지 않으면 유사한 분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법원 판례에 의존하는 현행 방식은 노동자와 플랫폼 기업 모두에게 예측 불가능성을 안기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정부와 최저임금위원회는 이 논의가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 실태 조사와 법적 검토를 병행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플랫폼 노동자의 소득 안정성을 높이면서도 플랫폼 비즈니스의 계약 유연성을 훼손하지 않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그 출발점은 근로자성 판단 기준을 입법으로 명문화하는 것이라는 데 법학계와 노동계 일부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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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플랫폼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려면 어떤 법적 조건이 필요한가?
A. 현행 최저임금법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를 적용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플랫폼 노동자가 최저임금 보호를 받으려면 먼저 근로자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법원은 지휘·감독 여부, 전속성, 보수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근로자성을 판단하는데, 플랫폼 노동자의 경우 직종마다 판단 결과가 엇갈려 왔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유럽연합처럼 법률 차원에서 근로자성 추정 기준을 명문화하거나, 현행법과 별도로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독자적인 보호 규정을 마련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어떤 방식이든 입법 논의가 선행되어야 최저임금 적용의 법적 토대가 갖춰진다.
Q. 유럽연합의 '고용관계 법적 추정' 제도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가?
A. EU의 플랫폼 노동 지침은 플랫폼 기업이 노동자와 맺은 계약 관계가 고용관계임을 법률상 추정하되, 기업이 고용관계가 아님을 스스로 입증하면 추정을 번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즉 입증 책임이 노동자에서 사용자 쪽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이 지침은 2024년 EU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회원국의 국내법 전환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려면 현행 근로기준법의 근로자 판단 체계와의 충돌 가능성, 도급·위탁계약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Q. 최저임금 적용 범위가 플랫폼 노동자까지 확대되면 소비자 가격에는 어떤 영향이 생기는가?
A. 자유기업원은 최저임금 적용 경계가 도급계약자와 플랫폼 기반 개인사업자까지 확장될 경우, 플랫폼 기업이 증가한 비용을 배달비·서비스 이용료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역시 플랫폼을 통한 주문 처리 비용이 오를 수 있어 이중 부담을 질 수 있다. 다만 노동계는 최저임금 보장이 노동자의 숙련도와 서비스 품질을 높여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편익도 증가할 수 있다고 반론을 제기한다. 정책 결정 전에 비용 전가 규모와 소득 증가 효과를 실증적으로 추정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