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덕 공약집 전면에 등장한 '1,000병상 종합병원 유치'…표심 노린 선거용 공약인가

제9회 지방선거 공약집 핵심 성과로 등장한 ‘중앙대-현대병원 유치’ 정밀 검증

선거 직전 체결된 ‘구속력 없는 MOU’, 민선 8기 최종 치적으로 둔갑

복지부 병상 규제·민간 독박 재정 구조·의료 대란 외면한 ‘매표(買票)성 공약’ 비판 고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주광덕 남양주시장이 공식 선거 공약집 전면에 ‘중앙대학교의료원-현대병원 1,000병상 초대형 종합병원 유치 완료’를 지난 4년 임기의 결정적 성과로 명시하며 표심 몰이에 나섰다. 종합병원 부재로 고통받던 지역 주민들의 숙원을 자극하기에 가장 매력적인 카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권과 보건의료 행정 전문가들의 시각은 지극히 냉정하다. 주 시장이 내건 타이틀의 실체를 검증한 결과, 이는 현행 법적 규제와 기형적인 재정 리스크, 의료계 안팎의 불안정한 정세를 고려할 때, 구체적인 실현 가능성보다 선거를 의식한 일방적 로드맵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임기 말 급조된 '종이 협약', 4년 총괄 치적으로 둔갑

남양주시가 중앙대학교의료원, 현대병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시점은 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둔 2026년 3월 27일이다. 행정학 및 법률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에 따르면, 지자체가 체결하는 업무협약(MOU)은 본질적으로 계약 불이행에 따른 민형사상 법적 책임이나 강제력이 전혀 없는 서류상 선언에 불과하다. 실제로 이 사업은 토지 매입, 재원 조달 계획 수립, 설계 등 착공을 위한 핵심 행정 절차 중 어느 하나도 매듭짓지 못한 초동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실질적인 구속력도 진척도 없는 단순 협약 단계를 공약집에 최종 성과로 포장한 것은 유권자의 착시를 노린 과장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공급 조정'에 묶인 남양주, 편법 쿼터 조율도 통제 불가능

정부의 '제3차 병상수급 기본시책(2023~2027년)'에 따라 남양주 진료권은 이미 병상 공급이 과잉되거나 균형을 이룬 '공급 조정 지역'으로 묶여 있어 일반 병상의 신설 및 증설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남양주시는 서류상 허가 병상과 실제 가동 병상 간의 격차를 관리해 어떻게든 1,000병상 규모의 쿼터를 짜 맞추겠다는 고육책을 내놓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임시방편만으로는 보건당국의 신규 승인을 받아내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기존 관내 중소병원들을 강제 폐업시키거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는 한 규제 당국이 움직일 리 만무하며, 더욱이 '수도권 병상 총량제'로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전 승인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중앙정부와의 조율 없는 ‘유치 완료’ 주장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은 선언성 공약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제3차 병상수급 기본시책(2023~2027년)>

 

 

투자금 '0원'인 중앙대의료원, 수천억 PF 리스크는 로컬 병원 독박

일반 시민들은 학교법인이 직접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직영 분원을 짓는 것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실상은 중앙대 법인의 재정 투입이 ‘0원’인 ‘우회적 브랜드 위탁 제휴 모델’이다. 실제 협약 구조를 보면 행정적 지원 주체인 남양주시는 행정 편의만 지원할 뿐 자금 투자 책임이 없어 정치적 치적만 취하고, 중앙대학교의료원 역시 자본금 직접 투자 없이 브랜드만 대여하는 형태이다. 결국 부지 매입부터 1,000병상 건물의 신축과 운영 총괄까지 수천억 원에서 최대 1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PF 대출 조달 리스크와 부도 위험은 오롯이 지역 민간 의료법인인 현대병원이 100% 단독으로 짊어지는 기형적 구조이다. 고금리와 부동산 PF 경색이 장기화된 금융 환경에서 자금 조달 실패 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안게 된다.

 

2년째 멈춰선 대학병원 가동 체계… 파견할 교수·전공의가 없다

2024년 초 시작되어 2026년 현재까지 장기화되고 있는 의정갈등 사태는 국내 대학병원 체계를 사실상 마비시켰다. 전공의 집단 이탈과 적자 누적으로 대학병원들이 비상 경영 상태인 마당에, 중앙대학교의료원 역시 본원과 광명병원의 인력난을 방어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소진하고 있다. 이 같은 구인난 속에서 남양주 협력 병원에 대규모 우수 교수진을 파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필수 의료 인력 고갈 속에서 무리하게 개원을 강행해 봤자 고난도 난치병 진료가 불가능해 껍데기만 '중앙대' 브랜드를 단 '무늬만 종합병원'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이다.

 

단순 업무협약(MOU)의 한계 극복을 위한 정책적 제언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대형 병원 유치 공약은 표심 자극용 단골 메뉴지만, 타 지자체에서도 자금 조달 실패나 정부 불허로 무산되어 주민 갈등만 남긴 전례가 가득하다. 이제 남양주시는 무리한 '1,000병상 순증'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필수·공공의료나 소아 특수 목적 병상 중심의 예외 자원 확보 전략으로 우회로를 찾고, 관내 기존 병상들의 흡수·양수도를 통한 정교한 구조조정 등 실현 가능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알맹이 없는 업무협약을 거대한 치적으로 포장하는 기만 행정은 지자체의 신뢰를 추락시킬 뿐이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의 냉정한 검증과 심판이 필요하다.

작성 2026.05.26 11:43 수정 2026.05.28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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