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질 위기에 놓인 자연과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가 올해도 전국에서 진행된다.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 일반 시민이 직접 훼손 위험에 처한 유산을 찾아 제안하고, 이를 사회적 의제로 확산시키는 공익 캠페인이 본격적인 접수에 들어갔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내셔널트러스트문화유산기금은 제24회 ‘이곳만은 지키자!’ 시민캠페인을 공동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24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단순 공모를 넘어 시민이 직접 지역의 소중한 자산을 발굴하고 보전 필요성을 알리는 전국 규모의 참여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빠른 도시 개발과 환경 변화 속에서 사라질 위험에 놓인 자연 및 문화유산을 발굴해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보전 활동의 기반을 확대하는 데 목적이 있는 이번 캠페인은 특히 지역 구성원이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문제를 발견한다는 점에서 시민 참여 방식이 갖는 실효성이 주목받고 있다.
공모 분야는 자연유산과 문화유산 두 부문으로 나뉜다. 자연유산 분야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동식물 서식지, 아름다운 농촌 경관, 지질·지형 자원 등 다양한 공간이 포함되고, 문화유산 분야에서는 역사 유적지와 전통 가옥, 근현대 건축물, 오래된 생활 기반시설 등 보전 필요성이 있는 다양한 유산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이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지정 문화재나 법적 보호구역으로 등록된 대상은 공모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는 제도권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유산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응모는 오는 6월 15일까지 진행된다. 개인과 단체 모두 참여 가능하며 1인 또는 1팀당 한 개 작품을 제출할 수 있다. 접수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진다.
심사 과정은 단계적으로 1차 네티즌 평가를 시작으로 2차 서류 검토, 마지막 전문가 현장 심사를 거쳐 최종 대상지가 선정된다. 최종 결과는 9월 말 공개될 예정이며 시상은 10월 중 이뤄질 계획이다.
이번 캠페인의 특징 중 하나는 순위를 매기기보다 모든 유산의 가치 자체를 존중하는 데 있다. 선정된 대상지에는 내셔널트러스트대상, 내셔널트러스트문화유산기금상, 한국환경기자클럽상 등이 수여되며, 수상 지역 간 차등 없이 동일한 규모의 상금이 지급된다.
시민 제안이 실제 보전 성과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과거 환경부장관상을 받은 구례 사포마을 다랭이논은 개발 계획이 철회되며 원형 보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또한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과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역시 시민 관심이 확산되면서 훼손 위기 극복과 보전 논의의 전환점을 만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3회 동안 시민들이 발굴한 보전대상지는 총 166곳에 달했는데, 이는 시민의 참여가 실제 정책과 지역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측은 지역 곳곳에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가치 있는 자연과 문화유산이 존재한다며, 시민들의 작은 관심과 참여가 미래 세대에 남길 중요한 유산 보호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전은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이번 캠페인은 다시 보여준다. 익숙한 풍경 속 사라져가는 가치를 먼저 발견하는 시민의 시선이 결국 미래 세대가 기억할 유산을 남기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