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고의 미래 전략가로 손꼽히는 제이슨 솅커의 신간 『AI 이후의 미래 어떻게 될 것인가』(더페이지, 2026년 5월 10일 출간)가 국내 지식인 사회와 산업계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 국방부와 CIA의 전략 자문가로 활동해 온 저자는 특유의 냉철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AI를 단순한 업무 보조 도구가 아닌, 사회 전반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로 규정했다.
이 충격적인 통찰은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인 사회복지, 사회서비스, 그리고 고령친화산업(실버산업)의 미래 생존 전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지대한 주목을 받고 있다. 초고령화와 돌봄 인력 부족이라는 거대한 지각변동 속에서, AI라는 새로운 운영체제는 복지 생태계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

사진 출처 : 구글 제미니
일손 부족이 부른 복지 혁명, 행정에서 '피지컬 인프라'로
저자는 책의 1부에서 “일손 부족이 AI 혁명을 불렀다”고 단언한다. 이는 현재 고령화로 인해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사회서비스 분야에 그대로 적용되는 현실이다.
기존의 복지 시스템이 인력의 수작업과 사후 처리에 의존했다면, AI 운영체제가 도입된 미래의 사회복지는 ‘비가시성의 시대’로 진입한다. 수혜자의 건강 데이터, 생활 패턴, 금융 및 의료 기록이 거대한 데이터팩토리 인프라와 연계되어 실시간으로 분석된다.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과정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동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동시에 “기본 개념을 모른 채 AI 분석을 맹신하면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이라 경고한다. 복지 정책과 시니어 비즈니스의 리더들이 단순한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복지 현장의 본질적인 데이터 흐름을 완벽히 장악해야만 기술이 인류의 진화와 복지를 위한 실질적인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관계'가 곧 최고급 자산이다: 정서적 돌봄의 귀환
책이 제시하는 가장 강력한 반전은 역설적이게도 ‘인간성의 가치’에 있다. 기술적·운영적 업무가 고도로 자동화될수록 무대 위에서 인간이 가지는 존재감은 오히려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AI 이후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가치는, 사람들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가 아니라, 누구를 알고 있고,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관계를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에서 나올 것이다.” (본문 중)
고령친화산업에서 이 통찰은 핵심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점을 제시한다. AI와 로봇 군단이 초지능화된 데이터 분석과 육체적 노동(식사 보조, 이동 지원 등)의 상당 부분을 전담하게 되면, 인간 사회서비스 전문가들의 역할은 ‘진정성 있는 관계 맺기’와 ‘정서적 돌봄’이라는 최고급 프리미엄 영역으로 이동한다.
어르신의 고독감을 치유하고, 삶의 궤적을 경청하며,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일은 AI가 복제할 수 없는 인간만의 ‘독창성(Uniqueness)’ 영역이기 때문이다. 결국 미래의 고령친화 비즈니스의 성패는 초지능 기술이라는 차가운 인프라 위에, 얼마나 깊이 있는 인간적 신뢰와 정서적 안정을 구현해 내느냐에 달려 있다.
B2A 시대의 도래와 고령친화 생태계의 패권
제이슨 솅커가 예고한 ‘B2A(Business-to-Agent)’ 시장의 출현은 시니어 산업계가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앞으로의 고령 소비자는 기술을 직접 다루기보다, 자신을 대변하는 ‘AI 에이전트(Agent)’를 통해 소비하고 서비스를 선택하게 된다.
어르신의 건강 상태와 성향을 완벽히 파악한 AI 에이전트가 최적의 요양 서비스, 고령친화 식품, 헬스케어 제품을 골라내는 시대가 오면, 기업들은 인간 소비자가 아닌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수행해야 한다.
글로벌 AI 및 로봇 경쟁 속에서 기술적·경제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선도적 기업들은 이미 타사의 파편화된 로봇 시스템과 쇼핑 인프라를 가문의 독자적인 '지능 생태계'로 편입시키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실물 경제 모델(로봇 인프라 및 신뢰 기반의 경제 체제)을 확보하고 기술권을 수호하는 자만이 미래 고령화 사업의 진정한 지배자가 될 것이라는 솅커의 냉철한 진단은 시의적절하다.
기술, 인류의 복지와 존엄을 향하다
결국 『AI 이후의 미래』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당신의 조직은 어디에 설 것인가?” 판단을 미루는 대가는 상상 이상으로 클 것이다. AI라는 거대한 운영체제를 가문의 풍요와 사회적 기여를 위한 창의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리더, 그리고 기술의 진보를 인류의 복지와 고령 사회의 존엄성을 지키는 무기로 삼는 소수만이 다가올 10년의 초지능 사회에서 새로운 부와 권위의 정점에 서게 될 것이다. 변화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으며, 선택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각주) 책 속에 길이 있다. 앞으로는 AI와 로봇 속에 길이 있는 세상이 된다. 그렇다면 지금 AI를 가장 잘 아는 것은 AI 자신일 것이다. AI가 데이터 센터 밖으로 알을 깨고 나온 피지컬 AI는 새로운 지배자가 될 것인가, 동반자가 될 것인가? 책 속의 AI에 대한 물음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세상을 가늠해 보는 연재형 기사이다.

강제미니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