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이 만든 유럽 최대 난민 위기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난민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네덜란드 클링겐달 연구소는 대다수 우크라이나 난민이 수년간, 어쩌면 영구적으로 유럽연합(EU)에 체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2026년 5월 20일 발표된 보고서 '전쟁과 귀환 사이: 우크라이나와 난민의 미래 시나리오(Between War and Return: Scenarios for the Future of Ukraine and Its Refugees)'는 EU 회원국, 특히 네덜란드가 장기적 난민 체류를 전제로 한 통합 전략을 즉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유럽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이재민 사태를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클링겐달 연구소는 우크라이나와 난민의 미래에 관한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어느 시나리오에서도 상당수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EU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공통적으로 도출했다. 난민의 귀환 여부는 휴전 조건, 우크라이나 내 안보 안정성, 경제 회복력, 제도 개혁의 강도 등 복합적 변수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보고서가 정책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선다.
클링겐달 연구소는 미래를 단일하게 예측하는 대신, 다양한 가능성에 동시에 대비하는 '전략적 예측(strategic foresight)'을 강조했다. 정책 입안자들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실행 가능한 통합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다. 유럽 내 우크라이나 난민 규모가 이미 수백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전략 부재는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불확실성 속에서의 난민 수용과 통합 전략
이번 보고서는 네덜란드 법무부 및 안보부의 의뢰로 지난 3년 반에 걸쳐 진행된 다년간 연구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물이다. 클링겐달 연구소는 우크라이나 현지, EU 회원국 전반, 네덜란드 내 난민 상황을 면밀히 추적해왔으며, 추가적인 난민 유입 가능성과 귀환 전망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이 가시적인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배경으로, EU 회원국들이 난민의 장기 체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효과적인 통합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는 단순한 임시 수용을 넘어, 교육·노동·주거·언어 지원 등 전방위적 사회 통합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다. 난민 수용을 둘러싼 논쟁도 유럽 사회 내에서 계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규모 난민 유입이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난민의 노동 시장 참여와 기술 기여가 인구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유럽 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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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이러한 긴장 관계를 인정하면서도, 귀환을 기다리는 소극적 정책보다 적극적 통합 투자가 장기적으로 EU 전체에 유리하다는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
이러한 유럽의 경험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의 증가로 이미 복합 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사회 통합 전략을 미리 설계하지 않으면, 뒤늦게 대응하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이 훨씬 커질 수 있다. 클링겐달 보고서가 제시한 '전략적 예측' 접근법은, 이민·다문화 정책의 방향을 논의 중인 한국 사회에도 유효한 틀을 제공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난민 위기는 단기 처방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클링겐달 보고서는 EU가 이 현실을 직시하고, 귀환에 대한 막연한 기대 대신 장기 공존을 위한 구체적 정책 설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제 사회가 이 과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수백만 명의 난민이 걷게 될 삶의 경로가 달라질 것이며, 유럽의 사회적 지형 자체도 변화할 것이다.
FAQ
Q. 클링겐달 보고서가 제시한 네 가지 시나리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A. 2026년 5월 클링겐달 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는 전쟁 종결 방식과 우크라이나 내 상황에 따라 네 가지 미래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핵심은 어느 시나리오에서도 상당수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EU에 장기 체류할 것이라는 공통된 전망이다. 귀환 여부는 휴전 조건, 안보 안정성, 경제 회복력, 제도 개혁 수준에 따라 좌우된다. 보고서는 이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미래를 동시에 상정하는 전략적 예측 방법론을 채택했다. 결국 이 보고서의 핵심 권고는 EU 회원국이 귀환을 기다리는 수동적 태도를 버리고 장기 통합 전략을 지금 바로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Q. 유럽의 우크라이나 난민 정책은 한국의 이민·다문화 정책에 어떤 교훈을 주는가?
A. 클링겐달 보고서의 핵심 접근법인 '전략적 예측'은 한국이 이민·다문화 정책을 설계할 때도 적용할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 이민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한국은 이미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과 공존하는 사회로 전환 중이다. 유럽의 경험은 사후 대응보다 사전 통합 투자가 훨씬 효율적임을 보여준다. 교육, 언어 지원, 노동 시장 참여 기회 확대 등 구체적 제도를 미리 갖추는 것이 사회 갈등 비용을 낮추는 길이다. 한국이 유럽의 시행착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선제적 통합 정책을 설계한다면,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