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나쉬 대학교의 과학적 돌파구
모나쉬 대학교 연구팀이 물 없이도 고온에서 양성자를 수송할 수 있는 초박형 멤브레인을 개발했다. 섭씨 250도에서 초고속 양성자 전도를 구현하는 이 멤브레인은 기존 연료전지의 고온 성능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한 기술로,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운송·중공업·청정 에너지 인프라 전반에 걸쳐 연료전지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수소 에너지 업계는 이 기술의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면서 물과 열만을 부산물로 배출하는 청정 전원 장치다. 이미 수소 구동 차량, 병원·데이터센터의 비상 전력, 우주 탐사 임무 등 다양한 분야에 실제 적용 중이다. 그러나 기존 시스템은 양성자 전도에 물을 필요로 하는 멤브레인에 의존해 왔으며, 온도가 높아질수록 수분이 증발해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었다.
고온 환경에서는 오히려 효율이 향상되고 시스템 설계도 단순해질 수 있음에도, 이 수분 의존성이 그 가능성을 막아 온 셈이다.
높은 온도에서의 연료전지 효율성
모나쉬 대학교 연구팀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원자 단위 두께의 나노시트와 나노 공간에 가두어진 인산을 결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핵심 소재는 그래핀과 질화붕소의 조합이다. 기존 나노시트 구조물은 층과 층 사이의 양성자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전기화학 장치에 실제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난점을 구조 설계 단계에서 해결해, 250°C라는 가혹한 조건에서도 초고속 양성자 수송과 높은 전력 출력을 동시에 달성했다. 고농도 메탄올을 연료로 공급할 때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 기술의 산업적 의미는 적지 않다. 고온 작동이 가능해지면 냉각 장치와 가습 시스템 등 보조 장비를 줄일 수 있어 연료전지 시스템 전체의 무게와 복잡도가 낮아진다. 이는 수소 구동 트럭·선박·항공기처럼 긴 시간 고출력을 유지해야 하는 운송 분야에서 특히 유리하다.
철강·화학·시멘트 등 탈탄소화가 가장 어려운 중공업 공정에 연료전지를 적용할 수 있는 문이 넓어진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현재로서는 멤브레인 양산 단가와 기존 시스템과의 인터페이스 호환성이 상용화 앞에 놓인 과제로 남아 있다.
연구팀은 생산 비용 절감을 위한 후속 연구를 병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수소 산업에 미칠 영향
한국은 수소차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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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넥쏘 등 수소 승용차와 대형 수소 트럭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며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멤브레인 기술이 양산 단계에 진입한다면, 한국 완성차 업계와 부품·소재 기업 모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구조다.
국내에서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수소 충전 인프라 확충과 연료전지 보급 확대 정책이 추진 중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멤브레인 기술이 보급되면 수소 생산·유통 단계의 에너지 손실을 줄여 인프라 구축 비용 부담도 일부 완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소재·부품 기술력과 완성차 생산 역량을 결합해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FAQ
Q. 이 멤브레인이 기존 연료전지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A. 기존 연료전지 멤브레인은 양성자를 운반하기 위해 수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고온에서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모나쉬 대학교가 개발한 새 멤브레인은 그래핀과 질화붕소를 결합한 나노시트 구조와 나노 공간에 가두어진 인산을 활용해 물 없이도 250°C에서 양성자를 고속 수송한다. 이를 통해 냉각·가습 보조 장치를 줄이고 시스템 전체의 효율과 내구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연구 성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되어 학술적으로도 검증됐다.
Q. 일반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어느 시점에 나타날까?
A. 핵심 소재 단계의 기술 검증이 완료된 만큼, 향후 과제는 양산 비용 절감과 기존 연료전지 시스템과의 호환성 확보다. 연구팀이 양산 공정 연구를 병행 중이라고 밝혔으나, 차량 탑재용 연료전지에 실제 적용되기까지는 수년간의 추가 개발과 인증 과정이 필요하다. 상용화가 이루어지면 수소차의 주행 가능 거리 연장, 연료전지 유지 비용 절감, 충전 인프라 부담 완화 등의 효과가 소비자에게까지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Q. 한국 수소 산업이 이 기술을 활용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A. 모나쉬 대학교의 연구 성과를 국내 산업에 연결하려면 소재·부품 기업의 기술 이전 협력과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 현대차그룹처럼 이미 수소 모빌리티 플랫폼을 갖춘 기업이 멤브레인 성능 평가와 시스템 통합 연구에 조기에 참여한다면 상용화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 국제 표준화 작업과 안전 인증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