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위기지역 삶의 기억, K-무형유산 자원으로 기록한다

국가유산청, K-무형유산 지식자원 기초조사 첫 추진

전국 10개 대학 12개 연구팀, 6개 권역 조사 참여

출산·혼례·상장례·생업활동 등 생활 속 무형유산 기록

국가유산청이 지방소멸 위기지역 어르신들의 삶과 기억을 무형유산 지식자원으로 기록하는 조사 사업을 처음 추진한다. 전국 10개 대학 12개 연구팀의 청년·대학생 연구자 100여 명이 참여해 75~90세 고령층의 생애사와 생활문화, 생업활동을 구술채록하고, 이를 미래무형유산과 K-컬처 원천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라져가는 지역의 기억을 청년들이 기록한다. 국가유산청은 사단법인 한국민속학회와 함께 지난 5월 16일 서울대학교 두산인문관 연강홀에서 ‘2026년 K-무형유산 지식자원 기초조사 사전연수회’를 열고 본격적인 조사 사업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은 국가유산청이 올해 처음 시작하는 무형유산 기초조사다. 조사 대상은 전국 지방소멸 위기지역에 거주하는 75세부터 90세까지의 고령층이다. 청년 연구자들은 이들을 직접 찾아가 개인의 생애 경험과 지역 공동체의 생활문화를 듣고 기록한다.

조사 내용은 출산, 혼례, 상·장례, 제례 등 한 사람의 삶을 이루는 의례에 그치지 않는다. 수렵채집, 어업생활 등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업이 결합된 생활문화도 포함된다. 이는 이름난 무형유산 종목만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이어져 온 기억과 기술, 말, 관습까지 무형유산의 지식자원으로 바라보겠다는 의미를 갖는다.

 

사업에는 서울대, 강원대, 충남대, 한국교통대, 충북대, 전남대, 목포대, 경국대, 경상대, 제주대 등 전국 6개 권역 10개 대학 12개 연구팀이 참여한다. 전체 참여 인원은 100여 명 규모다. 수도권, 강원, 충청, 호남, 영남, 제주 권역의 청년 연구자들이 각 지역의 고령층을 만나 구술채록과 현장조사를 수행한다.

 

이번 조사의 정책적 의미는 지방소멸 위기와 무형유산 보존을 함께 다룬다는 데 있다. 인구가 줄고 마을 공동체가 약화되는 지역에서는 생활 속 전승 지식도 함께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오래된 의례, 생업 방식, 마을의 말과 기억은 공식 기록으로 남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고령층의 생애 구술은 이러한 공백을 채우는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하반기에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웹툰과 짧은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고, 연구팀 간 경진대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확보된 구술채록자료, 조사연구자료, 디지털 콘텐츠 자료는 향후 미래무형유산으로 관리하고 K-컬처 원천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 k-무형유산 지식자원 기초조사 사전연수회(워크숍)에서 단체사진 촬영하는 참가자들
2026년 K-무형유산 지식자원 기초조사 사전연수회(워크숍) - 단체사진 (‘26.5.16.)    사진. 국가유산청 제공

사전연수회는 조사에 참여하는 청년 연구자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연수회에서는 사업 추진 배경과 의의, 조사 체계, 조사 주제와 활용방안이 공유됐고, 각 연구팀의 조사주제 발표도 진행됐다. 이어 조사 윤리와 개인정보 보호, 고령층 생애구술 조사 사례, 현장 기록과 자료관리 기준에 대한 교육이 이어졌다.

 

무형유산 조사는 단순한 채록 작업이 아니다. 고령층의 사적 기억과 지역 공동체의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만큼 조사 윤리와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하다. 특히 생애구술은 조사 대상자의 삶을 존중하고, 기록의 목적과 활용 범위를 충분히 설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번 연수회에서 관련 교육이 포함된 것은 조사 자료의 공공성과 인권 보호를 함께 고려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이번 사업은 무형유산을 ‘보유자 중심의 전승’만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삶 전체로 확장해 바라보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출산과 혼례, 장례와 제례, 어업과 채집, 마을의 생활방식은 한 지역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문화의 층위다. 이러한 기억이 기록으로 남을 때, 무형유산은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오늘의 지역 정체성과 미래 콘텐츠의 기반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사전연수회를 시작으로 지방소멸 위기지역의 사라져가는 무형유산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디지털 콘텐츠화해 새로운 글로컬 K-콘텐츠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역 어르신들의 삶을 청년들이 기록하는 이번 조사는 세대 간 전승의 새로운 방식이자, 생활 속 무형유산을 미래 자원으로 축적하는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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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5.20 17:24 수정 2026.05.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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