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와 기후 격변으로 인해 아열대성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의 유입 위험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대한민국 방역 당국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첨단 방어막을 전격 가동한다. 질병관리청은 2026년 5월 11일부터 전국 주요 거점 7개 지역을 중심으로 AI 기반의 ‘실시간 매개체 감시망’ 운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모기 채집을 넘어, 유입된 개체의 종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즉각적인 방역 조치로 연결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기존의 감시 체계는 인력에 의존하는 수동 방식으로, 현장에서 모기를 채집한 뒤 전문가가 이를 종별로 분류하기까지 통상 7일에서 최대 11일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적 공백은 감염병 확산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이번에 실전 배치된 ‘인공지능 디지털 모기 자동감시장비(AIDMS)’는 이러한 한계를 완전히 극복했다. 질병관리청이 2023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이 장비는 지난 2년간의 혹독한 현장 검증을 통해 내구성과 정밀도를 입증받았다.

AIDMS의 핵심 역량은 인간의 눈을 대신하는 고도화된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있다. 이 시스템은 국내에서 감염병을 매개하는 주요 모기 5종인 얼룩날개모기, 빨간집모기, 작은빨간집모기, 흰줄숲모기, 금빛숲모기를 95% 이상의 압도적인 정확도로 식별해낸다. 채집과 동시에 개체 수와 종 분류가 실시간으로 데이터화되기 때문에, 방역 당국은 특정 지역에 위험 매개체가 급증할 경우 즉각적인 살충 및 방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게 되었다.
올해 감시망이 가동되는 지역은 기후 변화의 전초기지인 제주를 비롯해 전북, 전남, 충북, 충남, 울산 등 6개 지자체와 질병청 자체 운영 지역을 포함한 총 7곳이다. 특히 경기 파주 도라산평화공원, 제주 동백동산습지센터, 순천만공원 등 해외 유입 가능성이 높은 철새도래지와 생태공원이 주요 감시 거점으로 선정되었다. 감시는 모기 활동이 왕성한 10월 30일까지 지속되며, 수집된 시간별·일자별 밀도 변화 데이터는 질병관리청 누리집 내 ‘감염병 매개체 감시 주간 소식지’를 통해 매주 대국민 공개될 예정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AI 기술을 방역 최전선에 도입함으로써 매개모기 밀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이를 신속한 현장 방제와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했다”며, “이는 매개체 감염병 발생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병청은 향후 지자체와의 협업 범위를 더욱 넓혀, 전국 단위의 촘촘한 ‘AI 방역 지도’를 완성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인공지능이 방역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이번 AI 기반 실시간 매개체 감시망 가동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기후 위기 시대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가장 스마트한 방패가 될 것으로 보인다. 7개 거점에서 시작된 이 혁신적인 실험이 전국으로 확산되어 대한민국이 감염병 안전 지대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