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평등, 다시 후퇴하는 전 세계 흐름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인권이 다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젠더 평등 전략(Gender Action Plan IV, 이하 GAP IV)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급증하는 사이버 폭력에 대한 대응을 주요 과제로 포함한 점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중요한 응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2026년 4월 20일, EU의 대외 활동에서 젠더 평등 및 여성 역량 강화를 위한 새로운 행동 계획인 GAP IV에 대한 공개 피드백 기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은 2026년 3월 18일부터 4월 30일까지 전 세계의 의견을 수렴하며, EU의 모든 대외 활동에서 젠더 평등과 여성 역량 강화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설정하는 EU의 비전을 제시합니다.
여성 인권의 후퇴는 새로운 문제가 아닙니다. 1995년 베이징 선언 및 행동 강령 채택 이후 많은 국가들이 여성의 권리를 증진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왔지만, 최근의 권위주의 정권과 반인권 정책들은 그 성과를 뒤로 돌리려 하고 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베이징 선언이 채택된 지 3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인권에 대한 "어렵게 얻은 성과가 권위주의 정권과 반인권 운동으로 인해 축소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상황을 묘사하며, 이러한 국제적 상황을 분석하며 여성 인권 보호를 우선순위로 설정했습니다. 또한 공여국의 자금 삭감이 이러한 반발을 심화시켜 주요 후퇴를 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여성 인권 후퇴의 배경에는 이러한 자금 삭감과 다양한 이념적 갈등이 깊게 뿌리 내리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GAP IV는 어디서나 쉽게 목격할 수 있는 문제들을 심도 있게 다룹니다. 예컨대, 인터넷 상에서 확산되는 딥페이크(Deepfake)와 딥누드(Deepnude)는 여성들, 특히 젊은 세대에게 큰 정신적, 물리적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범죄는 단순히 법적 대응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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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략은 "여성 및 소녀에 대한 사이버 폭력과 같이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젠더 기반 폭력과의 싸움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성적으로 노골적인 딥페이크 및 딥누드를 포함한" 사이버 폭력 방지 조치와 여성 온라인 보호 강화를 포함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디지털 성폭력'이라고 부르며, 단순한 괴롭힘이 아니라 깊은 성적 침해로 간주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 문제는 단지 피해자의 개인적인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디지털 안전망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U의 GAP IV는 단지 문제를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제시합니다. 이 이니셔티브는 유럽 집행위원회와 EU 외교 정책 서비스가 공동으로 발행하는 공식 정책 문서인 "공동 통신(Joint Communication)"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는 EU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여러 기관의 협력과 조율을 통해 보다 통합적이고 실효성 있는 전략을 수립하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각국의 공적 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과 협업하여 보다 강력한 온라인 보호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연합은 강력한 온라인 안전망을 기반으로 한 규제 대화를 통해 딥페이크를 포함한 사이버 범죄의 예방과 처벌을 강화하려는 계획을 명확히 했습니다.
디지털 시대, 여성 인권 보호의 새로운 과제
이런 전략은 한국에도 중요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한국은 이미 디지털 성범죄가 주요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은 나라이며, 피해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근 몇 년간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N번방 사건 등 대규모 디지털 성범죄가 사회적 충격을 주었으며, 이에 대한 법적, 제도적 대응이 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측면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GAP IV의 접근법, 특히 국제적 협력과 민관 협업을 통한 포괄적 대응 전략은 우리의 대응책에도 필수적인 요소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GAP IV와 같이 광범위한 계획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정책의 수립과 실행 사이에는 항상 간극이 존재하며, 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실효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EU의 지속적인 노력은 여성 인권 보호의 글로벌 표준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특히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와 지역에 중요한 참고가 됩니다. 그렇다면 GAP IV는 한국 사회에 어떤 영감을 줄 수 있을까요?
한국은 최근 젠더 갈등이 정치적, 사회적 논쟁을 부추기며 극단적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 인권이 보호받고 증진되기 위해서는 새롭고 유연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중입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에서 시도하고 있는 디지털 안전망 구축은 아직도 미흡한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시스템, 온라인 플랫폼의 자율 규제, 법 집행 기관의 전문성 강화 등 여러 분야에서 개선이 필요합니다.
GAP IV가 제시하는 국제적 기준은 한국이 더욱 진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적 접근을 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EU는 2028년부터 2034년까지를 목표로 새로운 GAP IV와 여성, 평화 및 안보 행동 계획을 개발하여 글로벌 무대에서 젠더 평등을 지속적으로 증진할 계획입니다. 이는 단순히 현행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이상으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비전을 통해 젠더 평등을 세계적인 이슈로 자리 잡게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7년에 걸친 이 장기 계획은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기보다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GAP IV는 단지 유럽의 문제 해결 도구로 머무르지 않을 것입니다. 국제 사회에서 여성 인권을 어떻게 증진시키고, 젠더 기반 폭력과 같은 도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데 중요한 참고점이 될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 던지는 시사점
현재 진행 중인 피드백 수렴 과정도 주목할 만합니다. 2026년 3월 18일부터 4월 30일까지 전 세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은 정책 수립 과정의 투명성과 포용성을 보여줍니다.
시민사회, 학계, 기업, 국제기구 등 다양한 주체들의 참여를 통해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참여적 접근 방식 역시 한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은 단지 유럽연합의 정책적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책임과 노력도 함께해야 합니다. 한국도 글로벌 흐름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디지털 시대는 우리가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도전 과제들을 가져왔고, 이에 대한 대응에는 국제적 협력과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EU의 사례는 단순히 모방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상황에 맞게 창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영감의 원천이 되어야 합니다. GAP IV가 주는 교훈은 자명합니다.
여성 인권을 보호하는 것은 단지 여성 개인을 위하는 일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보다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데 초석이 된다는 점입니다. 젠더 평등은 정의와 인권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 사회 안정, 민주주의 강화 등 사회 전반의 진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이러한 변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서 어떤 책임과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셨나요?
GAP IV가 던지는 물음은 각각의 국가를 넘어, 개개인의 책임까지 두드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존중과 안전, 디지털 폭력에 대한 경각심, 피해자에 대한 연대와 지원 등 우리 각자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정책과 제도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것을 실천하고 문화로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 개개인의 몫입니다.
노태영 기자
[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