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불편을 AI로 바꾼다, 범정부 인공지능 전환이 민생 현장으로 들어왔다

과기정통부, 15개 기관 39개 수요 가운데 10개 우선 과제 선정해 전방위 자문 착수

다누리콜센터부터 상담 현장 고도화 추진, 국민 체감형 AI 행정 전환 본격화

기술 지원과 규제 검토를 함께 묶어 부처별 실행력 높이는 협업 모델 제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부 전반의 인공지능 전환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문 체계를 가동하며 민생 현장 중심의 AI 활용 확대에 나섰다. 핵심은 거창한 구호보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작은 불편을 먼저 해결하는 데 있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영역을 담당하지만 인공지능 도입 경험이 충분하지 않았던 부처들에 전문성과 실행 기반을 함께 제공해, 행정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과기정통부는 4월 1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국건강가정진흥원 다누리콜센터에서 범정부 인공지능 전환 자문 착수식을 열고, 부처별 AI 도입 과제를 구체적 사업 모델로 연결하는 협력 지원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인공지능 활용 필요성은 크지만 전문 인력과 추진 경험이 부족해 실행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어온 정부 기관들의 현실을 반영해 마련됐다. 과기정통부는 단순 조언에 머무르지 않고 과제 발굴, 기술 검토, 규제 자문까지 아우르는 종합 지원에 나선다.

 

지원 내용은 부처 특성에 맞는 인공지능 전환 과제를 찾아내고 이를 사업화 가능한 모델로 설계하는 작업에서 출발한다. 여기에 인공지능 모델과 기반 시설 활용 방안 등 기술적 검토를 더하고,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검토도 병행한다. 기술 도입의 실효성과 공공 영역의 책임성을 동시에 고려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단편적 지원과 결이 다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3월 15개 정부 기관으로부터 모두 39건의 수요를 접수한 뒤, 국민 체감 효과와 자문 효용성 등을 기준으로 10개 우선 지원 과제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대표 사례로 제시된 것이 다누리콜센터의 인공지능 도입이다. 다누리콜센터는 다문화가족의 폭력 피해 긴급 지원, 가족 상담, 종합 정보 안내 등을 연간 23만 건 이상 처리하는 기관으로, 24시간 13개 언어 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다국어와 상시 대응이 동시에 요구되는 만큼 AI를 활용한 보조 체계가 현장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대표 영역으로 평가됐다.

 

착수식에 앞서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과 정구창 여성가족부 차관은 다누리콜센터를 찾아 상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상담원들은 특히 야간과 휴일처럼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시간대에 인공지능 보조 기능이 도입되면 업무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전했다. 단순 응대 보조를 넘어 복잡한 법률 지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상담의 정확도와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AI가 활용되길 바란다는 기대도 내놨다. 이는 공공 AI 도입이 비용 절감이나 자동화 자체보다 현장 대응력 강화와 서비스 품질 향상에 더 큰 목적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날 토론에서는 관계 부처들이 실제 기획 단계에서 마주하는 고민도 공유됐다. 방대한 행정 데이터의 표준화 문제,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법적 검토, 윤리성과 책임성 확보 등은 기술만으로 풀기 어려운 과제들이다. 민간 자문단은 부처별 업무 환경에 따라 고려해야 할 법적·기술적 쟁점을 설명하고, 현장 수요를 구체적인 사업 구조로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공공 부문 인공지능 전환은 단순히 시스템 하나를 들여오는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 구조와 업무 절차, 책임 체계 전반을 재정비하는 과정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자문을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우수 과제에 대해서는 기술 검증과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성공 사례를 축적해 다른 기관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AI 행정 전환의 성패가 선언이 아니라 안착에 달려 있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류제명 제2차관은 최근 발표된 스탠퍼드 인공지능 인덱스 2026에서 한국이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 세계 3위, 인구 대비 특허 수 세계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가 AI 역량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간 축적한 역량을 토대로 국민 모두가 일상에서 AI의 편익을 체감하도록 현장의 요구를 세심하게 살피고, 정부가 보유한 인공지능 자원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정구창 차관도 다누리콜센터 인공지능 전환 고도화 과제를 통해 상담 대기시간 단축, 24시간 대응체계 강화, 다국어 상담 품질 향상, 상담사 업무 부담 경감 등 다방면의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착수는 범정부 인공지능 전환이 더 이상 일부 시범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 일상과 맞닿은 행정 서비스로 확장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현장의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데서 시작한 변화가 결국 공공 서비스 전반의 신뢰와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범정부 인공지능 전환 자문은 AI 활용도가 낮았던 부처에 실행 가능한 도입 전략을 제공해 공공 서비스 혁신의 문턱을 낮추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다누리콜센터 사례처럼 다국어 대응과 24시간 상담이 필요한 현장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면 상담 품질과 대응 속도를 함께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정책 수요 발굴에서 기술 검토, 규제 자문, 사업화 연계까지 지원 범위를 넓힌 만큼 향후 국민 체감도가 높은 성공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정통부의 이번 조치는 인공지능을 보여주기식 기술이 아니라 생활 밀착형 행정 도구로 자리 잡게 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공 부문 AI 전환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보다 현장 문제를 얼마나 정확히 짚고, 안전하고 책임 있게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자문이 실제 성과로 이어진다면 범정부 AI 전환은 선언을 넘어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 변화로 확장될 수 있다.


 

작성 2026.04.17 05:58 수정 2026.04.1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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