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긴장 속 다시 뛰는 유럽 방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은 국방비를 줄이며 이른바 '평화의 배당금(peace dividend)'을 누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유럽 지도자들은 안보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유럽 국가는 군사력을 급속히 강화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주요 방산 기업인 라인메탈(Rheinmetall)의 아르민 파퍼거(Armin Papperger) CEO의 최근 발언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2026년 4월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파퍼거 CEO는 현재의 지정학적 긴장은 더 이상 유예할 수 없는 과제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유럽은 지난 수십 년간 평화의 배당금을 통해 안보 측면에서 느슨해졌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지정학적 현실에 직면하여 안보 역량을 재건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국방 예산 증대를 넘어, 첨단 기술 혁신과 민간 분야와의 협력이 필수적인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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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팅, 사이버 보안 기술을 국방 시스템에 접목하는 '민군 겸용(dual-use)' 기술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유럽의 방위 산업이 기존의 방위 체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유럽의 안보 위기는 단기적 해결이 어려운 구조적 문제들로부터 기인합니다. 러시아의 군사적 공세는 단순히 우크라이나의 주권에 대한 도전일 뿐 아니라, 유럽 전체가 그동안 간과했던 안보 맹점을 부각시켰습니다.
더불어, 중동 지역의 지속적인 갈등은 유럽 내 에너지 공급망과 경제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파퍼거 CEO는 이러한 위기 속에서 방산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전례 없는 수준의 생산력 확충과 혁신적인 기술 도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라인메탈은 포탄 생산량을 증대하고, 차세대 장갑차 및 방공 시스템의 개발 등 종합적인 국방 기술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유럽의 안보 수요에 맞춰 생산 능력을 대폭 확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투자가 단순히 군사력 강화뿐만 아니라 유럽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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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럽 방산의 현주소에 대해 그는 방위 산업의 '파편화'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유럽 각국이 각기 다른 플랫폼과 무기 시스템을 사용함에 따라 효율성과 협력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였습니다.
그는 유럽의 방위 산업이 공동의 연구 개발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전체적인 군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가 간의 협력 없이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도 크다는 설명입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파퍼거 CEO는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국방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그는 유럽 각국 정부가 방위 산업에 대한 R&D 투자를 늘리고, 국방 스타트업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육성하여 기술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민군 겸용 기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 기반 표적 식별 시스템, 양자 암호화 통신, 사이버 공격 방어 시스템 등은 모두 민간 부문에서 개발된 기술을 국방 분야에 적용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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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퍼거 CEO는 이러한 첨단 기술을 국방 분야에 빠르게 접목시키는 것이 유럽의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역설했습니다. 특히 AI 기술은 무인 시스템, 정보 분석, 의사결정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군사력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민군 겸용' 기술 혁신의 중요성과 도전
이러한 변화는 한국 방산업계에도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유럽의 방산 기업들이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의 방위 산업 역시 그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K-2 전차, K-9 자주포 등 한국의 군사 기술은 이미 성능 면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으며, 비용 효율성도 경쟁 우위를 제공합니다. 실제로 폴란드는 한국산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대량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 방산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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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와 지속적인 기술력 향상으로 세계 방산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유럽이 기술 도입과 연구 개발 강화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자 하면서, 한국이 유럽의 유망한 협력 파트너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방산은 단순히 제품 수출을 넘어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협력 모델을 통해 유럽 시장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연합이 강조하는 자체 방산 역량 강화 정책과도 부합하는 전략입니다. 한국의 방산 기업들은 빠른 납기, 우수한 성능,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삼박자를 갖추고 있어 유럽 국가들이 긴급하게 군사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NATO 회원국들이 GDP 대비 국방비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한국 방산 제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물론 유럽 방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유럽은 자국 산업 보호와 공동 방산 개발이라는 기치를 내세워 외부 업체의 진입 장벽을 높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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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유럽연합(EU)이 자체적인 방산 기술 및 자급자족 시스템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유럽 각국은 자국 방산 기업 육성과 역내 협력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역외 기업의 시장 진입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 방산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효과적으로 접근하려면,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선 현지 협력과 공동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민군 겸용 기술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스타트업과 기업들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유럽 정부와 기업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기업들은 유럽 현지 기업과의 합작 투자, 기술 제휴, 공동 연구 개발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 모델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유럽의 엄격한 규제와 표준을 충족시키면서도 현지 시장의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 차원에서도 유럽 국가들과의 방산 협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외교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양자 간 방산 협력 협정 체결, 공동 훈련 및 기술 교류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합니다.
K-방산, 유럽 시장에서의 가능성은?
물론 일부에서는 국방 예산 증대가 경제적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유럽 내에서도 국방비 증액에 따른 사회적 논의와 반발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특히 복지 예산 삭감이나 세금 인상 가능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큽니다.
하지만 국방비 투자 확대가 단순히 군사력 강화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파퍼거 CEO도 언급한 바와 같이 각국의 국방 R&D 투자 확대와 관련 산업 활성화는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것입니다. 방산 산업은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첨단 기술 개발을 촉진하며, 관련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러한 점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것이 정부와 기업의 과제가 될 것입니다. 유럽의 국방 예산 증대는 단순히 군사적 필요성뿐만 아니라 경제적 관점에서도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방산 산업은 제조업, 전자산업, 소프트웨어 개발, 소재 기술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되어 있어 산업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국방 기술 개발 과정에서 얻어진 혁신은 민간 부문으로 이전되어 경제 전반의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GPS, 인터넷, 반도체 기술 등이 모두 군사 기술에서 출발하여 민간으로 확산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결론적으로, 유럽의 새로운 국방 패러다임은 자체적인 안보 강화는 물론 글로벌 방산 시장에도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것입니다.
라인메탈 CEO의 발언은 유럽이 당면한 안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국방 패러다임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대변하며, 한국 방위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국의 방위 산업이 이 변화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유럽 방산 시장과의 협력을 통해 또 다른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방산은 이미 폴란드를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에서 성공적인 계약을 체결하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앞으로 기술 혁신과 현지 협력을 강화한다면 유럽 방산 시장에서 더욱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유럽의 안보 위기가 과연 한국 방위 산업에 날개를 달아줄 기회로 작용할 것인가?
독자 여러분은 이 변화 속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십니까?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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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politico.eu
dw.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