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성 난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요 원인 질환인 정계정맥류에 대한 주목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정계정맥류는 남성 불임 환자의 약 절반에서 발견될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질환으로,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서도 흔히 나타나 생식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정계정맥류는 고환 주변 정맥 내 판막 기능 이상으로 혈액이 역류하면서 정맥이 확장되는 질환이다. 해부학적 구조상 좌측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며,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불편감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상당수 환자들이 질환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질환이 진행되면 장시간 서 있거나 운동 후 음낭의 묵직함, 둔한 통증, 열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일시적인 피로나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정계정맥류를 장기간 방치할 경우 고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정자의 운동성 저하와 형태 이상, DNA 손상 증가 등으로 인해 자연임신 가능성이 감소할 수 있다. 또한 보조생식술의 성공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환은 남성호르몬의 대부분을 생성하는 기관인 만큼, 기능 저하는 호르몬 감소로 이어져 전신 건강과 삶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정계정맥류는 단순한 국소 질환을 넘어 남성 생식 건강 전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 발견될 경우 고환 성장과 향후 생식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
정계정맥류는 신체검사와 음낭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으며, 치료 여부는 증상과 정액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현재 표준 치료로는 서혜하부 미세수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이 수술은 사타구니 아래쪽을 통해 접근해 확장된 정맥만을 선택적으로 결찰하는 방식으로, 수술 현미경을 활용해 동맥과 림프관을 보존하면서 문제되는 정맥을 정밀하게 차단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재발률과 합병증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색전술은 카테터를 이용해 정맥을 막는 시술로 비교적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계정맥의 해부학적 변이가 다양한 특성상 모든 역류 혈관을 완전히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재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미세한 측부 정맥까지 충분히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방사선 노출과 색전 물질 이동 등의 위험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정계정맥류 치료에서 재발을 최소화하고 고환 기능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생식 건강 관리가 필요한 경우라면,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서울프리마 비뇨의학과의원 최기열 원장은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으며,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비뇨의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비뇨의학과 임상자문의 및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최 원장은 “정계정맥류는 비교적 흔하지만 간과되기 쉬운 질환으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정자 질 개선과 고환 기능 보존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증상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반복되는 불편감이 있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전문 진료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