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바논을 덮친 불길, 흔들리는 휴전의 경계선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습이 레바논을 다시 전쟁의 언저리로 몰아넣었다. 수요일 저녁, 이스라엘은 남부와 베이루트 일대에 걸쳐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해 182명이 사망하고 890여 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도시의 숨결은 한순간에 먼지와 포화 속으로 희미해졌고, 국제 사회는 즉각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공격은 미국·이스라엘·이란 간의 불안한 휴전 협정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레바논 역시 휴전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자국이 중재한 협정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러나 워싱턴과 예루살렘은 “헤즈볼라에 대한 작전은 예외”라고 선을 그었다. 이 모호한 경계선이야말로 중동 정세를 다시 불안정으로 끌고 가는 결정적 틈이다.
유럽은 이번 사태를 ‘국제법의 붕괴’로 규정하며 연이어 성명을 내고 있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무차별 폭격은 휴전의 지속성을 직접 위협한다”라고 경고했고, 영국 외무장관 예벳 쿠퍼는 “이 공격은 깊은 상처를 남긴다”라며 레바논을 휴전 포함 대상으로 명시했다. 스페인 총리 페드로 산체스는 더 강력한 어조로 “인간의 생명과 국제법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고, 이탈리아 외무장관 안토니오 타야니는 “제2의 ‘가자’를 원치 않는다”라며 자국 내 이스라엘 대사를 긴급 소환했다.
중동 각국의 반응도 날카롭다. 남쪽의 도하와 앙카라도 잇달아 목소리를 높였다. 카타르는 “무력의 남용이 곧 휴전의 죽음을 뜻한다”라고 했고, 튀르키예 외교부는 “평화를 무너뜨리는 자는 스스로 외교적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아랍에미리트는 비교적 절제된 어조로 “레바논의 주권과 영토 보전은 중동 전체의 안정과 직결된다”라고 밝혔지만, 역내 불안을 우려하는 그들의 뉘앙스는 절대 가볍지 않다.
국제기구도 침묵하지 않았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휴전을 근본적으로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며 즉각적인 폭력 중단을 호소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평화의 유일한 길은 민간인 보호와 국제법 존중”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