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씨는 “나는 그래도 젊으니까, 고독사는 노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고독사 통계를 들여다보면, 그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안심이었는지 알 수 있다. 감정과 서사만으로는 현실의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숫자를 통해 이 문제를 다시 보면,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 훨씬 분명해진다.

◆ 고독사 전체 통계: 50·60대가 절반 이상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2024년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집계되었다. 연령별 비중을 보면 60대가 32.4%(1,271명), 50대가 30.5%(1,197명), 40대가 13.0%(509명), 70대가 12.7%(497명) 순으로 50·60대 중장년층이 절반을 훌쩍 넘는다.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율도 60대, 50대, 70대, 80대 이상 순으로 높아 발생률 측면에서도 중장년층이 가장 취약한 집단임을 보여 준다.
특히 성별·연령대를 종합하면 60대 남성(1,089명, 27.8%)이 가장 많고, 50대 남성(1,028명, 26.2%)이 그 뒤를 이었다. 전체 고독사 사망자의 81.7%가 남성이고, 50·60대 남성이 전체의 54% 가까이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 수치는 단순한 인구통계가 아니라, 실업·사회관계 단절·건강 악화가 겹친 중장년 남성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준다.
출처:2024년 고독사 전년 대비 증가, “생애주기별 사회적 고립 위험군 발굴하여 맞춤형 지원 예정” < 전체 < 보도자료 < 알림 : 힘이 되는 평생 친구, 보건복지부
◆ 자살형 고독사: 젊은 층에서 비율이 높다
그러나 고독사 중 ‘자살형 고독사’ 비율을 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드러난다. 2024년 기준 연령대별 고독사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대 이하 57.4%, 30대 43.3%, 40대 25.7%, 50대 13.5%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자살로 인한 고독사 비율이 훨씬 높다.
즉, 건수는 50·60대에서 압도적으로 많지만, 고독사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은 20·30대에서 가장 높다. 20대 이하 청년의 절반 이상이 자살로 고독사를 맞이했다는 이 수치는, 젊은 층 고독사의 질적 위험성을 통계적으로 확인시켜 준다. 노년층은 질병·노화로 인한 고독사가 많지만, 청년층은 극단적 선택이 고독사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대응 방향도 달라야 함을 보여준다.
출처:지난해 고독사 3924명, 50·60대 남성 가장 취약...남성 81.7% - 오마이뉴스
◆ 은둔·고립 청년: 미래 고독사 잠재 위험군
한편 은둔·고립 청년 통계도 반드시 함께 봐야 한다. 국무조정실 자료에 따르면 19~34세 은둔형 청년 비율은 2.4%, 약 24만 8천 명으로 추정된다. 서울시 조사에서는 19~39세 고립·은둔 청년이 약 13만 명, 이를 전국으로 환산한 추계치는 약 61만 명에 이른다.
이 연령대 청년의 고독사는 현재 전체 고독사의 6.3~8.4% 수준에 불과하지만, 사회적 고립·은둔과 자살형 고독사의 강한 연관성을 고려하면 매우 중요한 ‘잠재 위험군’으로 평가된다. 지금 20대에 방 안에 있는 24만 명이 20년 뒤 40~50대가 되면, 현재의 50·60대 고독사 통계와 정확히 겹쳐질 것이다.
◆ 통계가 보여주는 명확한 메시지
아직 연령별 ‘은둔형외톨이 고독사’를 직접적으로 분리한 통계는 없다.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고립·은둔 청년 통계 + 연령별 고독사 통계”를 간접적으로 결합해 해석해야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숫자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준다.
현황 | 중장년층(50·60대) | 청년층(20·30대) |
고독사 건수 | 가장 많음 (62.9%) | 적음 (6.3~8.4%) |
자살형 고독사 비율 | 낮음 (13.5%) | 높음 (43.3~57.4%) |
위치 | 현재의 현실 | 미래의 위험군 |
고독사 건수는 중장년층에서 가장 많고, 자살형 고독사의 비율은 20·30대에서 가장 높으며, 그 사이에는 약 25만~61만 명의 고립·은둔 청년이 놓여 있다. 지금의 은둔을 방치하면, 미래의 고독사 통계가 훨씬 더 비극적인 숫자로 채워질 수 있다.
D씨의 “젊으니까 괜찮다”는 안심은 그래서 위험하다. 지금 20대 은둔 청년 24만 명은 2045년 40대가 되고, 2055년 50대가 된다. 그때 고독사 통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집단이 바로 지금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 화 예고]
끊어야 할 연쇄 – 개인과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숫자가 보여준 위험을 알았으니, 이제 실천으로 넘어간다. “방에서 나오면 도와줄게”가 아니라, 방 안에 있을 때부터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손길들. 가족이 할 수 있는 말 한마디 변화부터, 청년이 시도할 수 있는 가장 낮은 문턱의 도움 요청까지. 상처–은둔–고립–고독사로 이어지는 연쇄를 끊는 첫걸음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대한인식생명교육 사회적협동조합 사무국장
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박사과정 재학










